[바코 인사이드] ‘단국대 최고참’ 송인준의 각오, “확실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12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11월 11일 오후에 이뤄졌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단국대는 지난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나성호와 이두호, 이경도를 앞세워 대학리그 4위를 기록했다. 단국대 농구부 역사상 대학리그 최고 성적. 플레이오프에서도 한양대를 잡고, 4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팀의 주축이었던 세 선수 모두 프로 무대로 갔다. 그렇기 때문에, 4학년 송인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송인준은 “셋 다 비중이 큰 선수였어요. 저 혼자서는 못 채워요. 모두가 같이 한발씩 더 뛰며, 공백을 채워야 할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그 후 “사실 그 동안 못 보여준 게 많은 것 같아 아쉬워요. 하지만 차기 시즌에는 저를 확실하게 보여드리고 싶어요”라며 각오를 다졌다.
농구는 언제 시작하셨나요?
중학교 2학년 때 친구들이랑 취미로 농구를 시작했어요. 엘리트 농구를 한 건 고등학교 진학 직전이었죠. 당시 클럽 코치님께서 “키가 크고 가능성이 있다”며 엘리트 농구를 권유하셨거든요. 비교적 늦었지만, 농구가 너무 좋아서 엘리트 농구를 시작했어요.
시작이 늦으셔서 고민이 많이 되셨을 것 같은데요.
가족들도 처음에는 반대하셨어요. 특히, 아빠의 반대가 컸죠. 아빠도 어렸을 때 운동을 하셔서, 운동이 얼마나 힘든지 아시거든요. 하지만 제가 농구를 얼마나 사랑하고 좋아하는지 계속 어필했어요. 그래서 결국에는 제 결정에 동의해주셨어요.
농구를 위해 대전고로 진학하셨습니다.
고등학교에 적응하기도 바빴지만, 운동까지 해야 했어요. 그래서 더 힘들었어요.
엘리트 농구는 안 힘드셨나요?
클럽에서는 농구만 했다면, 엘리트 농구는 농구를 잘하기 위한 훈련을 많이 했어요. 체력과 점프, 피지컬 등 모두 생소한 운동이었죠. 게다가 운동량도 달랐어요. 운동 방법과 운동량을 접해보지 못해서, 운동할 때마다 하위권이었어요.(웃음)
본 운동에서도 부족한 걸 너무 많이 느꼈어요. 일찍 시작한 친구들과의 차이도 컸고요. 몸부터 안 되니 부상을 입었고, 자격지심도 많이 느꼈어요. 하지만 포기는 못하겠더라고요. 농구가 너무 좋았거든요.(웃음)
기회는 많이 받으셨나요?
고등학교 입학 첫 해에는 유급했어요. 그러다가 1학년 말쯤에 복귀해서, 조금씩 기회를 받았죠. 그리고 2학년 때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어요.
많은 기회를 받은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부지런히 움직이며 스크린을 걸어줬고, 리바운드 싸움에도 투지 있게 참여했어요. 이타적인 플레이를 많이 했죠. 코치님께서 저의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셔서, 제가 기회를 받았던 것 같아요.
당시 심정이 기억나시나요?
처음에는 코트에 들어갈 때, 정말 긴장했어요. 그냥 ‘열심히 뛰자’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죠. 그리고 뛰는 중에는 안 힘들었지만, 뛰고 나서는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기회를 받을 수 있음에 너무 감사했어요. 최선을 다했고요. 그래서 그때를 잊지 못할 것 같아요.(웃음)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어떠셨나요?
제 고등학교 생활에서 가장 아쉬운 시기였어요. 코로나19 때문에 게임도 없었고, 팀 훈련도 같이 못 했거든요. 마무리를 완벽하게 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워요.
그래도 고등학교 생활이 정말 재밌었어요. 처음으로 엘리트 농구를 시작해서 팀워크를 배웠고, 사람들도 많이 만났거든요. 새로운 경험을 했고, 추억도 많이 쌓았죠.
단국대로 진학하셨습니다.
고등학교 때 단국대와 연습 경기를 많이 했어요. 연습 경기 중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린 것 같고, 저 또한 단국대 농구를 너무 좋아했어요. 열정 있게 농구하는 팀이란 걸 느꼈거든요. 그런 것에 반해, 저도 단국대로 진학하길 희망했어요. 서로가 마음이 통했던 것 같아요.
대학교 농구는 고등학교와 많이 다르잖아요. 어떠셨나요?
고등학교 때도 힘들었지만, 대학교에 오니 완전히 죽을 맛이었어요.(웃음) 고등학교 때도 운동량이 부족했는데, 대학교에서는 부족한 운동량을 더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어느 정도로 힘들었나요?
첫 동계훈련 때는 운동 끝나면, 씻고 바로 잤던 것 같아요. 그냥 누우면 다음 날이었죠. 하지만 그런 날들이 반복되다 보니, 제 몸이 조금씩 적응했던 것 같아요. 첫 동계 훈련 후에는, 단국대의 훈련량에 익숙해진 것 같아요.
대학리그의 분위기는 어떠셨나요?
2학년 때야 처음으로 경험했어요. 대학리그를 해보니 ‘이게 대학농구구나’했던 것 같아요. 열정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형들이 하나 되어 뛰는 것을 보니, 제 심장도 같이 뛰었어요.(웃음) 한편으로는 ‘빨리 성장해서 형들과 함께 뛰어야지’라고 생각했어요.
지난 시즌 단국대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사실 걱정은 많이 됐어요. 그래도 투지 있게 뛰면 될 거라고 생각했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다들 끈질기고 투지 있게 수비해서, 나온 결과 같아요. 다만, 아쉬운 건, 부상으로 팀원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그래도 제가 잘한 경기도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웃음)
어떤 경기가 마음에 드셨나요?
건국대와 정규리그 경기가 인상 깊었어요. 건국대는 프레디라는 확실한 빅맨을 보유한 팀인데, 저희가 하나가 뭉쳐서 프레디를 계속 괴롭혔어요. 프레디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잘 괴롭혔고요. 그리고 연세대와 플레이오프 경기가 기억에 남아요. 저희가 비록 패했지만, 저희 모두 하나 되어 후회 없이 경기했어요.
주축 3명(나성호-이두호-이경도)이 떠났습니다. 다음 시즌도 걱정되실 것 같은데요.
셋 다 비중이 큰 선수였어요. 저 혼자서는 그 공백을 못 채워요. 모두가 같이 한발씩 더 뛰며, 공백을 채워야 할 것 같아요. 특히, 3학년으로 올라가는 동생들이 많이 도와줘야 해요. 그래야, 단국대의 팀 컬러를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요.
부담감은 없으신가요?
없다고는 말 못 할 것 같아요. 저희가 작년에 너무 잘해서요.(웃음) 그래도 저 혼자 하는 것이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서로를 의지하며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또 나올 거라고 믿어요.
팀 성적과 개인 성적 모두 중요한 시기입니다.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가요?
사실 그동안 못 보여준 게 많은 것 같아 아쉬워요. 하지만 차기 시즌에는 저를 확실하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궂은일부터 투지 있게 하고, 내외곽 모두 가능한 선수임을 증명하고 싶어요. 물론, 감독님과 코치님의 지시에 따라야 하겠지만, 지금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외곽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저희 학교에서 뛰었던 3명 모두 프로로 갔어요. 동기 부여가 많이 됐고, 저도 그 3명처럼 프로 무대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웃음)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사진 제공 = 한국대학농구연맹(KUB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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