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써 1000억 날렸지만…‘10조 폭탄’ 대기, 피눈물 나는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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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과 비슷한줄 알고 가입했는데, 원금 반토막 문자를 받았어요. 앞이 캄캄합니다." 원금이 반토막 난 채로 상환된다는 '손실 확정' 문자 메시지를 받은 A씨의 주장이다.
지난 4일부터 홍콩 H지수에 연계된 ELS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올해 들어 닷새만에 1000억원에 이르는 원금 손실이 확정되자, 관련 소비자 민원도 쏟아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12일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접수된 홍콩 ELS 관련 전체 민원 건수는 1410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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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 판매에 ‘꼼수 피해자’까지 뒤섞여
금감원, 은행·증권사 등 대대적 조사 돌입
지난 4일부터 홍콩 H지수에 연계된 ELS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올해 들어 닷새만에 1000억원에 이르는 원금 손실이 확정되자, 관련 소비자 민원도 쏟아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12일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접수된 홍콩 ELS 관련 전체 민원 건수는 1410건에 달한다. 이 중 518건은 올해 제기된 민원이다.
또 다른 피해자 60대 B씨는 홍콩 ELS 상품에 6000만원을 투자했다가 원금의 50%만 건졌다. 그는 2021년 초 당시 예금 금리가 1%대인 초저금리 상황에서 은행원으로부터 홍콩 ELS 상품 가입을 권유 받았다.
당시 은행원은 “과거 10년동안 한 번도 손실이 난 적이 없다. 홍콩 증시가 -35%까지 갈 가능성은 극히 미미하다”면서 “수익률이 예금 금리의 3∼4배로 아주 괜찮은 상품”이라고 권유했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투자 피해를 주장하는 사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가 만기(통상 3년)까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약속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지수가 일정 비율 이상 하락할 경우 녹인(Knock-In·손실 발생 구간)으로 원금의 상당액을 잃을 수 있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금융권 가입자는 1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홍콩 ELS 총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은행 15조9000억원(24만8000계좌), 증권 3조4000억원(15만5000계좌)이다. 이 중 녹인은 전체 55.8%(10조8000억원)에 달한다.
2021년 초 판매를 시작하면서 새해부터 손실을 입은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1분기 3조9000억원(20.4%), 2분기 6조3000억원(32.3%) 등으로 올 상반기에 전체 투자금액의 52.7%인 10조2000억원의 만기가 몰려있다.
현재 투자자 상당수가 불완전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홍콩 H지수 ELS 판매사들은 “상품과 관련한 충분한 설명을 했고, 가입자가 이를 확인하는 녹음도 확보해 둔 상태”라고 주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H지수 ELS 가입자의 90% 넘게 재투자자”라며 “고령 투자자라는 이유만으로 판매사의 책임만 묻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는 올 상반기에 10조원 규모의 상품이 만기가 예고돼 있어 ‘역대급 민원’이 제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은행, 증권사 등의 불완전판매 여부와 ‘꼼수’ 피해자가 뒤섞여, 정확한 실체 파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금융감독원은 8일부터 주요 판매사 12곳(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투자증권)에 대한 순차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업권별 최대 판매사인 KB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는 분쟁 민원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민원조사도 동시에 실시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은 2019년 DLF 등 사모펀드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를 전제로 ELS 같은 고난도 금융상품의 신탁판매 허용을 요청했던 점을 감안해 고객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영업 행태로 인한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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