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어떻게 만국 공통어가 됐을까

이병철 기자 2024. 1. 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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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음악적 본능이 진화적 적응의 결과물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 교수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음악 정보처리의 공통된 특성을 보이는 데, 자연 소리 정보처리를 위한 진화적 압력이 기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인간과 비슷한 음악성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음악 생성 인공지능(AI), 음악 치료, 음악 인지 연구에 원천 모델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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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웅 KAIST 물리학과 교수 연구진
인공신경망, 음악 듣자 음악성 인지하는 ‘뉴런’ 생성
실제 뇌 신경세포와 비슷한 반응 보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인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음악적 본능이 별도의 학습 없이도 나타날 수 있는 진화적 결과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으로 표현한 뇌와 인공 신경망의 음악성./한국과학기술원

국내 연구진이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음악적 본능이 진화적 적응의 결과물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다양한 문화권과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음악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이유를 찾은 것이다.

정하웅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인간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음악에 대한 본능이 특별한 학습 없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16일 밝혔다.

음악은 언어를 뛰어 넘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표현 방법이다. ‘세계 공통어’로 불릴 정도로 문화적인 보편성을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다양한 문화권의 음악이 갖는 차이와 공통점을 찾고, 음악의 보편성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해왔다.

실제로 2019년 여러 문화권에서 비슷한 형태의 박자와 멜로디를 사용해 음악을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신경과학자들은 뇌의 청각 피질을 연구해 음악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특별한 영역이 있다는 것을 찾기도 했다.

KAIST 연구진은 인공신경망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뇌가 음악을 인지하는 과정을 찾아냈다. 음악을 배우지 않고도 자연 소리를 듣고 정보를 학습해 자연스럽게 음악적 본능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연구에는 구글이 제공하는 대규모 소리 데이터 ‘오디오셋(AudioSet)’을 활용했다. 인공신경망에 다양한 소리 데이터를 인식하도록 한 후 네트워크 모델에서 나타나는 반응을 확인했다.

그 결과, 음악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사람의 말이나 동물 소리, 환경·기계 소리에는 반응이 없었으나 악기 연주나 성악 같은 음악에 대해서는 큰 반응을 보이는 ‘뉴런’이 만들어진 것이다.

인공신경망 뉴런은 실제 뇌의 음악정보처리 영역의 신경세포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가령 음악을 짧은 시간으로 나눠 들려줬을 때 인공신경망 뉴런에서는 반응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런이 시간에 따른 음악의 변화를 인지한다는 의미로, 클래식, 팝, 락, 재즈, 전자음악을 비롯해 25개에 달하는 다양한 장르에서도 같은 반응이 나타났다.

뉴런의 활동을 억제하자 음악이 아닌 다른 소리에 대한 인식 정확도도 크게 떨어졌다. 음악 정보처리 기능이 다른 소리의 정보를 처리할 때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음악성이라는 인류 공통의 특성이 자연의 소리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진화적 적응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음악 정보처리의 공통된 특성을 보이는 데, 자연 소리 정보처리를 위한 진화적 압력이 기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인간과 비슷한 음악성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음악 생성 인공지능(AI), 음악 치료, 음악 인지 연구에 원천 모델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연구는 음악 학습에 의한 발달 과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발달 초기의 기초적인 음악 정보처리에 국한된 연구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 2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Nature Communications,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3-445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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