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기아 R&D 대수술…AVP 신설하고 송창현 본부장 앉힌다

송창현 사장 AVP 본부장 맡아
개발 효율 높이는 플랫폼 전략
지난 6월 신설 CTO는 R&D본부 전환

송창현 현대차그룹 사장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기아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자율주행 등 혁신 기술을 총괄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분산됐던 R&D 역량을 ‘원팀’으로 총결집시키는 것이 골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이날 오후 임직원을 대상으로 R&D 조직 개편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송창현 현대차 SDV본부장(사장)과 양희원 TVD 본부장(부사장)이 직접 개편안을 설명했다.

이번 개편으로 현대차·기아는 과거 오랫동안 굳어져온 내연기관차 중심의 R&D 문법을 완전히 탈피했다.

그동안 현대차·기아 R&D는 주로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직에서 총괄해 추진됐다. 동시에 이와는 별도 조직인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본부와 포티투닷 중심으로 혁신 SDV 개발이 추진됐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분산됐던 R&D 역량을 한곳에 모아 집약시키고 개발 효율성과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신설조직인 AVP(advanced vehicle platform) 본부가 R&D 헤드 역할을 맡는다. AVP본부는 기존 SDV본부와 CTO 산하 차세대 혁신 제품 개발 조직인 메타(META) 담당, 차량 소프트웨어 담당 등이 통합해 만들어졌다.

송창현 사장이 AVP 본부장을 새로 맡는다.송 사장은 이번 설명회에서 기존 R&D 기능을 가진 조직에서 개별적으로 선행 연구를 진행해 온 방식을 탈피하고, 전사적으로 미래차 개발을 일종의 ‘플랫폼화’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신규 모델 개발 시 이를 하나의 개발 플랫폼으로 공유하며 각 조직이 담당한 부분을 만들어 실시간 업데이트하자는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AVP조직을 미래 모빌리티 핵심 연구개발을 진두지휘하는 핵심 조직으로 키울 전망이다.

지난해 6월에 신설했던 CTO 조직은 R&D본부 체계로 전환해 R&D 기본 경쟁력 확보와 양산 관련 개발을 맡게 됐다. AVP본부와 R&D본부 등 두개 축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혁신, 양산 체제를 아우르는 이른바 ‘칩투팩토리’ 전략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기존 TVD본부장 양희원 부사장이 재편되는 R&D본부를 총괄 담당하게 된다.

아울러 이번 변화에서 ‘기술 내재화’가 더욱 강조됐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핵심 기술 확보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장 분위기가 반영됐다.

이번 R&D 조직 개편으로 송창현 사장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2025년까지 전 차종의 SDV 전환을 선언한만큼 SW 전문가 출신 송 사장이 포티투닷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주도하는 이번 R&D 전략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송창현 사장은 설명회에서 “앞으로 (R&D 조직과 일하는 방식 등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현대차·기아 R&D 조직은 앞으로 원팀이 돼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