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운 한성크린텍 대표 "성장통 끝났다. 초순수 기술 국산화로 본격 도약기"

2024. 1. 1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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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등 해외 의존도 낮추기 위한 국책과제 실증플랜트 2단계 진입
EPC부터 시설 운영·보수, 폐수 처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완성
환경시장 선점 위해 스마트 환경 솔루션 기술개발 역량 집중
이 기사는 01월 12일 08:0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초순수 국산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박종운 한성크린텍 대표(사진)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글로벌 환경기업을 목표로 외형을 확장하고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일부 성장통이 있었지만, 비교적 이른 시기에 안정적인 종합 환경 전문기업을 위한 체제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초순수 특화 수처리 전문기업

초순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 불순물을 전부 제거한 순수한 물을 말한다. 한성크린텍은 수처리 EPC(설계·조달·시공) 기술력을 갖춘 곳이다. 반도체 초순수 설계 기술을 토대로 환경부 국책과제에 선정돼 초순수 기술 국산화를 수행하고 있다. 초순수 국책사업은 2025년까지 설계·시공 100%, 핵심 장비 70%, 운영 기술 개발 100%를 국산화하는 게 목표다.

초순수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 세정 및 절단 시 사용되는 등 산업 필수재로 꼽힌다. 초순수 시장의 규모는 2023년 기준 국내 1조3000억원, 세계 23조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국책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작년 말 환경부 및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한 ‘환경 기술 개발 우수성과 20선’ 및 과기정통부 주관 ‘국가 R&D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박 대표는 “그동안 국내 초순수는 모두 일본과 프랑스 등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였지만 기술 자립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력을 끌어올렸다”며 “2022년 12월 일본 기업과 경쟁해 국내 반도체 소재 대기업의 836억원 규모 초순수 EPC 사업 수주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성크린텍은 한국수자원공사와 협력해 작년 1단계 실증 플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현재 소재, 부품, 장비까지 국산화하기 위한 2단계 실증 플랜트를 진행하고 있다.

초순수 사업이 확대되며 회사 매출은 증가세다. 연도별 매출을 살펴보면 2021년 1683억원에서 2022년 3225억원, 작년 3분기 누적 2869억원으로 커졌다. 최근 3년간 초순수 관련 매출은 약 24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8%를 차지했다.

박 대표는 “다른 수처리 기업이 공공부문 수주를 통해 성장한 것과 달리 한성크린텍은 민간 산업용 수처리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 중에선 환경 기술의 최정점에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밸류체인 완성, 수익성 확보에 역량 집중

박 대표는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엔지니어링에 입사한 이후 약 35년간 수처리 업계에 몸담은 전문가다. 환경 시설 O&M(운영·보수) 전문회사 대양엔바이오 대표이사로 일하다 한성크린텍 전신인 이엔코퍼레이션이 대양엔바이오를 인수하면서 자리를 옮긴 뒤 2022년 3월부터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한성크린텍은 최근 3년간 수처리 관련 기업을 인수합병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2021년 이엔워터솔루션(폐기물 및 폐수 처리 기업), 대양엔바이오를 차례대로 인수했으며, 액상 폐기물 전문기업 이클린워터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작년 이엔코퍼레이션이 자회사였던 한성크린텍을 흡수합병한 뒤 사명을 한성크린텍으로 확정하면서 현재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현 체제를 갖추기 위해 투자에 집중하고 조직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영업이익율이 2021년 말 2.4%에서 작년 9월 0.1%로 하락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다.

박 대표는 “과거 이엔코퍼레이션은 콘텐츠 사업을 다루던 곳이지만 환경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아 점차 관련 사업을 정리해가고 있다”며 “한성크린텍이 산업용 수처리 수주를 맡으면 대양엔바이오가 시설 운영·보수를 맡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및 폐액은 이엔워터솔루션과 이클린워터가 처리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개발 및 해외 진출 등 사업 확장을 위한 채비도 하고 있다. 작년 12월 각사에 흩어져있던 연구원들을 모아 미래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린 솔루션(Green Solution) 기반 순환경제,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환경 솔루션 기술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헝가리,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530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내며 물꼬를 텄다.

박 대표는 “초순수 공정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뿐 아니라 2차전지 배터리 폐수 재활용, 반도체 공정 관련 대기오염 방지 설비 등 시대 흐름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 및 배터리 회사의 해외 진출에 발맞춰 적극적인 해외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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