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 '마코' 김명관, "지난해 실망스러워…새해 목표는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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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명관도, DRX도 한 해가 끝날 때 웃지는 못했다. 정규시즌 1위로 올라간 DRX는 결승전서 페이퍼 렉스에게 패하면서 VCT 퍼시픽 최종 우승에 실패했고, 이어진 국제 무대 마스터즈와 챔피언스에서도 각각 7~8위, 5~6위에 그쳤다. 직전 해 챔피언스에서 3위를 차지하며 내년엔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것을 다짐했을 DRX에겐 만족할 수 없는 결과였다. 김명관 역시 그 과정에서 정규시즌 보여줬던 압도적인 퍼포먼스보다는 조금 떨어진 경기력을 보이며 팀의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
시즌을 마친 후 DRX는 신인인 '플래시백' 조민혁을 합류시키고 비전 스트라이커즈부터 함께 해 온 '알비' 구상민과 '제스트' 김기석과 결별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였다. 김명관을 직접 만나 지난 시즌의 아쉬움과 올 시즌에 대한 기대를 들어봤다.
김명관은 지난해 개인적으론 실망이 많았고, 팀적으론 상황이 어려웠다고 대답했다. 그는 지난해 DRX에 대해 "팀적으로 상황이 어려운 시즌이었던 것 같다. 언젠가 찾아와야 할 문제가 비로소 찾아온 느낌이었다"고 요약했다.
구체적으로 어려웠던 상황에 대해 김명관은 지난해 운영한 6인 로스터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해 DRX는 '폭시나인' 정재성을 합류시키면서 VCT 정규 시즌에는 정재성을 기용하고, 플레이오프와 국제무대에선 기존의 멤버를 유지하며 경기에 나섰다. 김명관은 "시간이 지날수록 팀들은 상향평준화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 팀 같은 경우 퍼시픽에 들어올 때부터 6인 체제로 들어왔다. 다른 팀들은 6명이 로스터에 있어도 하나의 고정된 로스터를 유지했는데, 저희는 계속해서 바꿔가면서 했다. 그러다보니 다른 팀보다 성장세가 줄어든 느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규 시즌까지는 DRX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인 것도 사실이었다. 시즌 내내 단 한 차례의 패배 만을 당했고, 페이퍼 렉스나 T1 같은 경쟁 팀들 역시 압도적으로 제압했다. 이에 대해 김명관은 "시즌 중에는 다른 팀들은 로스터가 이제야 완성된 느낌이라 아직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은 느낌이었다. 플레이오프 떄부터는 다른 팀들 역시 정리된 느낌의 경기력이라 저희가 그 때부터는 조금씩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김명관이 더 강한 아쉬움을 느끼는 건 오히려 개인의 퍼포먼스 부문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이었다.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도, 스스로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결과 역시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개인적인 연습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작년을 되돌아보면, 열심히 하지 못하고 방황했던 시기였다는 생각이 든다"고 돌아봤다.
이어 김명관은 "번아웃은 뭔가를 이뤄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다. 저는 어떤 것도 이뤄내지 못했고, 또 번아웃을 느낄 만큼 선수 생활을 길게 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황하게 된 것은 오히려 배가 불렀다는 표현이 더 알맞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과에 가장 아쉬움이 남는 지점은 역시 최상위 국제무대인 챔피언스였다. 지난 해 DRX는 챔피언스에서 죽음의 조를 뚫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이블 지니어스와 프나틱에게 연달아 패하면서 5~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김명관은 챔피언스에 대해 "조별 리그까지의 경기력만 봤을 때, 저는 실제로 '올해다. 올해가 우승 각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에 가니 우리가 다시 원래의 DRX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그러다보니 플레이오프서 꺾인 느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김명관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원래의 DRX'라는 단어를 부정적인 단어로 사용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챔피언스에서 실패한 원인을 원래의 DRX로 돌아갔기 때문이라고 짚는다는 점에서 선수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명관에게 원래의 DRX란 어떤 뜻일까. 김명관은 이에 대해 "하던 것만 하던 팀이다. 뭔가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라운드마다 변화를 주지는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김명관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폭발력이 없다는 평가 역시 이런 점 때문에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DRX 팀 차원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체감한 탓일까. DRX는 시즌이 종료된 뒤 '제스트' 김기석과 '알비' 구상민 대신 '플래시백' 조민혁을 주전으로 확정하는 과감한 움직임을 택했다. 김명관은 이에 대해 "깊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어쩔 수 없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계속 이어지는 실수들을 고민한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알비' 형도, '제스트'도 짧게 해 온 인연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솔직히 많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같이 우승할 수 있는 그림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남는다"고 전했다.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하는 DRX의 내년 시즌 목표는 역시 우승이라는 것이 김명관의 확고한 생각이었다. 김명관은 "경험치를 먹는다는 표현 자체가 핑계가 반이라고 생각한다. 경험치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퍼시픽 정규 시즌에서면 충분하다는 느낌이다. 향후 플레이오프나 마스터즈, 챔피언스 가서는 보여줘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김명관은 다음 시즌 퍼시픽 리그 구도를 4강으로 예상했다. 김명관은 "페이퍼 렉스나 T1은 당연히 강할 것이라고 본다. 그 외엔 '예이'를 새로 영입한 블리드 정도가 강팀에 속할 것 같다. 우리 팀을 포함해 이 네 개 팀이 우승을 다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관은 또 "팀들이 로스터 변화가 많은 상황에서, 저희 로스터 변화가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2월에 열리는 킥오프에서 마스터즈에 진출할 확률 역시 60% 이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무리 지으며 김명관은 팬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김명관은 "지난 해 제가 경기력이 기대하신 것만큼 나오지 않았다. 열심히 하지 않았고, 그래서 실망을 드렸다. 지금은 반성하고 있고, 이제 앞으로 더 많이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 뿐이다. 그래서 올해는 실망을 드리기보다 공격적으로 터지는 게임,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응원 많이 부탁드린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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