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황금 왼발’ 이강인, 아시안컵 스타 탄생 기대

E조 바레인전 활약 외신 극찬
클린스만호 경고 관리는 비상

이강인이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질주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이강인의 시간’이 시작됐다. 아시안컵은 본격적인 무대다. 외신도 이강인의 활약을 극찬하고 있다. 잠재력은 만개하고, 한국축구는 이강인 ‘황금 왼발’의 시대를 맞이한 듯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바레인과의 첫 경기 쾌승(3-1)을 통해 이강인의 파괴력을 확인했다. 황인범의 전반 38분 선제골로 앞서가던 한국은 후반 6분 실점으로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이강인이 후반 11분 결승골, 후반 23분 쐐기골을 터트리며 팀을 구해냈다.

이강인의 ‘황금 왼발’ 시대

이강인의 왼발 두 골은 각각 아크 앞과 골지역 모서리 부분에서 이뤄진 슈팅에서 비롯됐다. 상대 수비수들의 빈틈을 보는 시야, 접고 때리는 여유, 골문 안으로 향하는 타점의 정확도까지 수준급이었다. 외신의 평가가 방증한다. 스페인 스포츠 매체 아스는 “이강인은 바레인전에서 최고의 축구 선수임을 증명했다. 마법을 부렸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ESPN은 “손흥민과 함께 한국을 이끌 완벽한 파트너”로 이강인을 지목했다.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도 에스엔에스를 통해 이강인의 결정력을 축하해주었다. 아시안컵은 한국 축구 스타의 산실이었다.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회택, 차범근, 최순호, 황선홍, 이동국, 박지성, 손흥민 등이 활약한 무대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강인이 단연 돋보인다. 이강인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쉬운 경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골을 먹었으면 넣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다음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강인이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공격도 좋지만 중앙 빈틈 없어야

바레인과의 E조 첫 경기에서는 허점도 드러났다. 클린스만 감독의 공격지향적 축구는 상대 위험지역에서의 수적 우위를 통한 강공으로 연결된다. 최후방 수비수 김민재도 종종 최전방까지 드리블 돌파를 통해 기회를 만드는 등 창조적인 시도를 한다. 하지만 공을 빼앗겼을 때 최전방 압박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미드필드가 비면서 1~2번의 상대 역습 패스에 수비선이 뚫리는 장면이 나왔다. 수비 전환 때 압박과 중원에서 상대의 역공 속도를 늦추는 체계적인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71%-29%의 공 점유율을 보였다. 패스 숫자도(660개-275개) 많았다. 하지만 횡패스가 많아, 종패스로 상대를 뚫어야 하는 과제를 남겼다.

케이티(KT)는 16일 이강인 선수와 후원 재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1차전 경고 5장, 관리 비상

대표팀은 바레인전 전반 10분 새 박용우와 김민재, 27분 이기제, 후반 조규성과 손흥민 등 5명이 경고를 받으면서 고민이 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주심이 지나치게 많은 옐로 카드를 주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조별리그 경고는 8강까지 효력이 이어진다. 조별리그에서 일찌감치 경고 2장을 받고 1경기 출장 정지로 해소하는 것은 16강과 8강전에 대비한 고육지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경고를 받는 것은 위험이 따른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첫 경기의 어려움을 이강인이 해결했다. 이강인의 멀티골 뒤 바레인의 수비진도 무너졌다. 하지만 상대에게 역공을 내주는 과정이 문제다. 전방 압박과 중앙에서의 밸런스를 통해 상대를 막아야 한다. 경고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