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 코앞에서 멈췄다... 겨우 살아남은 아이슬란드 주택
아이슬란드 남서부에서 한 달 만에 또다시 화산이 폭발해 용암이 마을을 덮쳐 최소 주택 3채가 피해를 입은 가운데 극적으로 살아남는 주택들이 포착됐다.
1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레이캬네스 반도의 그린다비크 마을 북쪽 산봉우리 하가펠 근처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그란다비크 근처에서 화산 폭발로 인한 두 개의 분리된 균열(총 1km)이 확인됐는데, 15일 기준 북쪽 균열에서 나오는 용암 흐름은 느려지고 남쪽 균열에서 나오는 용암은 대부분 멈춘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아이슬란드 현지 언론은 용암이 마을에 도달하면서 집 세 채가 손실됐다고 보도했다. 라이브 영상으로 집이 불에 타는 모습을 목격한 마을 주민 운도르 시구르드손은 뉴욕타임스에 “균열이 마치 우리 집을 향해 곧은 화살처럼 열렸다”라며 “오늘 아침 영상에는 (집터에) 검은 용암층만 보이는데, 마치 내 집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허락된다면 나는 다시 그린다비크 마을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EPA 등이 포착한 마을 사진을 보면 주택 두 채가량이 검게 굳은 용암에 뒤덮인 채로 불에 타 집터의 흔적만 남은 상태인데, 인접해 있는 주택 여러 채는 가까스로 피해를 면한 모습이다. 한 주택 주인은 용암이 자택 울타리까지 흘러와 멈춘 것을 담은 항공사진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현지 매체를 통해 전했다.
인구 3600명의 어촌 마을인 그린다비크는 레이캬네스 반도에 강한 지진 활동이 감지된 지난해 11월에 대부분 주민들이 대피했다. 같은해 12월 그린다비크 북쪽에서 용암이 분출했지만 당시에는 마을에 피해는 없었다. 당국은 이번 폭발이 발생하기 직전 마을에 남아 있던 주민 200명에게 대피를 명령했다.
지난해 12월 용암 분출 후 그린다비크 마을 북쪽에는 화산 주변에 방어벽이 세워지고 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 기상청(IMO)은 일부 지역에서 장벽이 무너져 용암이 마을에 도달해 주택과 건물에 불이 붙었다고 했다. 현재도 방어벽 건설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번 폭발로 국가 경보 수준을 3단계 중 가장 높은 ‘비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폭발로 인한 사망자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균열에 빠진 남성 1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슬란드 대학교의 화산학자는 뉴욕타임스에 “약 3만1000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레이캬네스 반도에 대한 위협이 곧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대규모 인구 밀집 지역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했다.
그린다비크 주민인 빌햐울뮈르 아르나손 의원은 “주민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아이슬란드에 산다면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1973년 엘드펠(Eldfell) 화산이 폭발해 아이슬란드 남부 웨스트만 제도의 헤이마에이(Heimaey) 지역에 화산재와 용암이 쏟아져 수백 채의 가옥이 파괴된 사례를 언급하며 “결국 많은 주민들이 섬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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