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5 깎아드려요”···콧대 높은 애플 중국에선 할인

매출의 20%가량 차지하는 중국
최근 판매 줄자 특단의 조치 내려

애플 매장 앞에 줄 선 중국 소비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프리미엄 스마트폰 업계의 최강자인 애플이 중국에서 가격 할인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아이폰 가격을 내리지 않기로 유명한 애플이 출시된 지 반년도 안된 최신 기종인 아이폰15 시리즈를 중국에서 공식 행사를 통해 값을 내렸기 때문이다. 애플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서 판매가 줄자 특단의 고육책을 쓴 것으로 보인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웹사이트를 통해 최신 기종인 아이폰15 시리즈 가격을 500위안(70달러) 인하한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가격 인하는 다음달 설 연휴를 앞두고 오는 18~21일 진행될 예정이다. 500위안의 할인 폭은 기종에 따라 6∼8%에 해당하는 규모다. 애플은 또 노트북인 맥북 에어의 일부 모델 가격도 112달러 내렸다.

CNN은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하는 애플이 공식 할인을 하는 건 이례적인 일로, 북미에 이어 두번째 큰 시장인 중국의 민심 잡기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보안을 이유로 직원들의 아이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또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정책 이후 ‘애국 소비’ 여파로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고 있다.

화웨이의 작년 4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0%가량 급증했지만, 애플은 10% 감소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에 따르면 아이폰의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전년 대비 3% 줄고, 올해 1월 첫째 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급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애플의 이번 행사로 판매량이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이미 중국 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아이폰15 시리즈가 다양한 방법으로 할인 중인 상황이다.

반면, 한국시장에선 환율 등을 이유로 애플 아이폰의 출고 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다. 아이폰15 시리즈의 한국 가격은 중국, 일본에 비해서도 최고 수준이다. 아이폰15 기본 모델(128GB)이 일본에선 12만4800엔으로 한국(125만원)보다 10만원 이상 낮은 112만5000원대에 그쳤다. 중국은 5999위안으로 109만원대에 불과하다.

특히 작년에는 애플코리아가 아이폰15 시리즈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최근 발표된 애플코리아의 감사보고서(9월 결산법인)에 따르면 약 1년 간(2022년 10월 1일~ 2023년 9월 30일) 매출은 7조5240억원, 영업이익은 56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550% 급증했다. 영업이익률도 7.4%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애플은 한국 아이폰 판매량을 따로 발표하지 않지만, 통신업계에서는 10·20대들의 아이폰 선호 현상으로 역대급 판매량을 경신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