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남은 연대보증채무 어떻게…금융당국·채권단 고심

최홍 기자 2024. 1. 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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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개시로 태영건설의 모든 금융채무가 유예돼 유동성 위기가 일단락됐으나,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에 연대보증 선 채무는 이번 워크아웃에 포함되지 않아 채무가 유예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일한 채무인데 태영건설에는 유예하고 보증을 선 티와이홀딩스에 상환을 청구하는 것도 채무조정 맥락상 맞지 않다"며 "이렇게 되면 워크아웃을 개시한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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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개시로 태영건설 모든 금융채무 상환 유예
기촉법상 티와이홀딩스 연대보증채무 상환 유예 안돼
금융사, 태영건설 채무 티와이홀딩스에 대신 청구할 가능성
금융당국·채권단, 연대보증채무 대책 논의 중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태영건설 채권단이 회사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사 절차에 나선다. 채권단은 회계법인을 선정해 최대 4개월에 걸쳐 본격적인 자산·부채 실사와 기업개선계획 수립에 나설 계획이다. 실사 과정의 핵심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별 처리 방안을 확정하는 것이다. 사진은 16일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서울 성동구 용답동 청년주택 개발사업 공사장. 2024.01.1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워크아웃 개시로 태영건설의 모든 금융채무가 유예돼 유동성 위기가 일단락됐으나,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에 연대보증 선 채무는 이번 워크아웃에 포함되지 않아 채무가 유예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금융사들이 티와이홀딩스에 채무 상환을 요구하면 태영그룹은 언제든지 다시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다만 해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대부분 완공된 만큼 금융사들이 채권 상환을 유예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채권단 협의를 거쳐 태영건설에 대한 워크아웃을 96.1%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것으로 태영건설이 갖고 있는 금융사의 직접 차입금, 시행사 보증채무 등 모든 금융채무는 회계법인의 자산 실사 기간(3개월) 동안 유예될 예정이다.

문제는 그간 신용보강을 위해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의 채무에 연대보증을 섰다는 점이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기업(태영건설)의 금융채무는 일정 기간 상환이 유예되지만, 연대보증을 선 지주사나 계열사는 해당사항이 없다. 즉 워크아웃 개시로 채권금융사들이 태영건설에 채무 상환을 요구할 수 없게 되더라도, 얼마든지 티와이홀딩스에 상환을 대신 요구할 수 있다.

실제로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의 PF 사업장과 관련해 연대 보증을 선 금액은 약 4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지 않은 금액인 만큼 이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주요 쟁점이기도 했다. 태영그룹은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연대보증 채무를 먼저 해소하지 못하면 그룹의 유동성 악화로 태영건설의 지원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태영은 기존 자구안 중 하나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일부를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해소에 먼저 사용했고, 이후 금융당국과 채권단으로부터 '태영건설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 채권단은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심하고 있다. 특히 해당 PF사업장의 대주단과 티와이홀딩스 양측을 중심으로 대책이 오가는 중이다. 현재로서는 대주단 소속 채권금융사들이 티와이홀딩스에 채무 상환을 전격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태다.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과 함께 연대 보증선 PF 사업장은 거의 완공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PF가 완공된다면 대출을 정상적으로 회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채권 회수조치로 태영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고 태영건설이 법정관리 들어가는 것보다 오히려 기다려주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각 PF사업장의 대주단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와 관련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금융사들이 연대보증 채무를 즉시 상환하지 않아도 책임을 묻지 않는 '비조치의견서' 발급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는 태영그룹이 처한 유동성 위기를 일부분 고려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그룹 차원의 유동성이 어느정도 확보돼야 태영건설 구조조정에 대한 복잡한 실타래를 풀수 있다고 봤다. 단, 강도 높은 대주주의 고통분담은 기본 전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일한 채무인데 태영건설에는 유예하고 보증을 선 티와이홀딩스에 상환을 청구하는 것도 채무조정 맥락상 맞지 않다"며 "이렇게 되면 워크아웃을 개시한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사들이 요구하면 바로 비조치의견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og88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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