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할까...한미, 차기 방위비 협상 조기 착수키로

기존 협정 종료 2년 남겨둔 시점서 이례적
대폭 증액 압박한 트럼프 '재선 가능성' 의식 관측

지난 2021년 로버트 랩슨(왼쪽) 주한 미국대사 대리와 정은보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가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가서명식에서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한미가 오는 2026년부터 적용될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조기 착수하는 것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올해 중 제12차 SMA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는 데 대해 공감대를 이룬 상태다.

SMA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서 한국 측이 부담하는 금액을 규정하는 협정이다. 한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직 때인 지난 2021년 2020∼2025년 6년간 적용되는 11차 SMA를 타결했었다.

이처럼 11차 SMA 종료 기한을 2년 가까이 남겨둔 시점에 양국이 차기 SMA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한미동맹에 미칠 타격을 사전에 최소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진행된 11차 SMA 협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맹의 '무임승차론'을 꺼내들며, 한국에 분담금 대폭 증액을 압박하는 바람에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협상은 1년 반을 끌면서 한때 협정 공백 상태까지 불거졌고, 결국 바이든 행정부로 미국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진 직후 타결됐다.

이 같은 선례를 감안해 양국이 미리 새 SMA 협정을 마련해둠으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한미동맹에 미칠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다만, 올해 안에 12차 SMA가 타결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외교 소식통은 "올해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