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승’보다 부족함이 먼저 보인 곽빈…“아직 내 자리 없어”

배재흥 기자 2024. 1. 1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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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곽빈이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선발 등판해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2023.10.19/정지윤 선임기자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과 상무의 평가전. 야구대표팀 곽빈. 2023.9.26/정지윤 선임기자



지난해 곽빈(25·두산)은 프로 데뷔 이후 가장 긴 시즌을 보냈다. 정규시즌 개막 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종료 후에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했다. 일도 많았을 뿐 아니라, 탈도 많았다. 정규시즌 초반에는 허리 부상을 겪었고, 시즌 도중 나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담 증세 탓에 단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환한 미소를 짓지 못한 이유다.

시즌 후반 힘이 떨어진 그는 팀의 명운이 걸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서호철(NC)에게 만루포를 얻어맞고 일찍 강판당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 창단 기념식’에서 만난 곽빈은 “부족한 점을 채워가면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을 본 한 해였다”고 돌아봤다.

곽빈은 ‘다사다난’했던 1년 동안 유의미한 성과도 많이 남겼다. 2023시즌 그는 23경기(127.1이닝)에 선발 등판해 12승7패 평균자책 2.90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다. 부상 여파로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한 점이 ‘옥에 티’였다. 국제대회에서도 자신의 공이 통한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ABPC 결승 일본전 선발 마운드에 올랐던 곽빈은 5이닝 1실점 호투로, 항저우 대회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 와 두산전. 두산 곽빈. 2023.9.6/정지윤 선임기자



곽빈은 “지난해에는 WBC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캐치볼 등을 하며 몸을 만들었다. 저만의 리듬이 없어지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웠다”며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공 던지는 강도를 조절해가며 새 시즌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전반기 페이스가 좋았던 곽빈은 시즌 막판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체력 저하에서 비롯된 팔 각도의 변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곽빈은 “후반기에는 투구할 때 팔이 낮아서 ‘공에 힘이 없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팔을 의식적으로 올려서 공을 던졌는데, 저에게 맞는 폼이 아니었다. 올해는 저만의 팔 각도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반기에 힘이 더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전반기만큼 후반기도 중요하기 때문에 체력 관리를 위한 운동을 해서 ‘버티는 힘’을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홈에서 첫승을 거둔 두산 곽빈이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전이 끝난 뒤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2022.9.14/정지윤 선임기자



2023시즌 두산에서 ‘토종 에이스’로서 무게감을 견딘 곽빈은 여전히 만족감보다 ‘부족함’을 먼저 이야기한다. 그는 “(최)승용이나 (최)원준이 형, (이)영하 형, (김) 동주도 선발 준비를 하고 있어서 아직 팀에서도 확실한 저의 자리는 없는 것 같다”며 “2023시즌이나 그보다 좋은 성적을 2년 더 내면 제 자리가 생길 것 같다”고 자신을 낮췄다. 국가대표로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스스로 ‘검증’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곽빈은 “제가 (국가대표로서) 보여주고 싶다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대표팀에 뽑히게 되면 ‘제 공이 다른 나라 선수들한테도 통할까’ 시험해 보고 싶다”고 했다.

잠실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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