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어워즈 대상 '시스터즈'…조승우-정선아 주연상·학전 공로상
조승우 "학전서 많이 배워, 영광 돌린다"
정선아 "출산 후 복귀 걱정 많았는데 감사"
김민기 학전 대표 "이제 다시 시작"
창작 뮤지컬 '시스터즈(SheStars!)'가 '제8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제8회 한국뮤지컬어워즈'가 개최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인 대상 후보에는 뮤지컬 '22년 2개월', '더데빌 : 에덴', '비밀의 화원', '순신', '시스터즈'가 이름을 올렸다. 트로피의 주인공은 '시스터즈'였다.
이 작품은 박칼린 연출의 쇼 뮤지컬이다. 1930년대 조선악극단의 여성 단원으로 구성된 저고리시스터를 시작으로 1950년대 미국에 진출해 한류의 원조를 이끈 김시스터즈, 1960년대 슈퍼 걸그룹 이시스터즈, 대중음악의 전설로 꼽히는 윤복희의 코리아키튼즈, 1970년대를 휩쓴 바니걸스와 인순이를 배출한 희자매까지 한국 대중가요의 역사를 써온 여성 가수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K-걸그룹'의 뿌리와 줄기를 오롯이 무대에 심어 쇼 뮤지컬적 화법으로 유연하게 풀어내 호평받았다.
'시스터즈'를 제작한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보통 망한 작품들이 상을 받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프로듀서란 창작자에게 멍석을 깔아주는 사람"이라면서 "박칼린 감독이 그 멍석을 양탄자로 만들어주셔서 큰 상을 받은 것 같다. 젊은 창작자들에게 멍석을 깔아주고 양탄자를 깔아주는 프로듀서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칼린 연출은 "저희 엄청나게 망했고, 또 엄청 행복했다"며 "오늘날 K팝이 있기까지 한국의 여걸들, '시스터즈'가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했는지 되돌아보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이어 "창작이여 영원하라!"고 외쳐 박수받았다.
남자주연상은 '오페라의 유령' 조승우가 받았다. 이로써 2004년 제10회 한국뮤지컬대상 '지킬 앤 하이드', 2008년 제2회 더 뮤지컬 어워즈 '맨 오브 라만차', 2011년 제5회 더 뮤지컬 어워즈 '지킬 앤 하이드', 2012년 제6회 더 뮤지컬 어워즈 '닥터 지바고'에 이어 다섯 번째 뮤지컬 주연상을 추가하게 됐다. 단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첫 수상이다.
"1회부터 8회까지 5번 노미네이트 됐는데 처음 상을 받았다"고 운을 뗀 조승우는 "'오페라의 유령'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 국내 최고령 유령으로 시작해서 아직도 최고령 유령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 24년 차에 이 작품을 하면서 언제나 머물러있지 않고 고통을 감수하다 보면 한 발자국은 아니더라도 반 발자국을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2000년 9월 소극장 학전에서 뮤지컬 '의형제'로 데뷔한 그는 김민기 대표를 언급하기도 했다. 조승우는 "학전에서 많은 걸 배웠다. 21살 아무것도 모르는 때에 무대가 줄 수 있는 감동을 알고 마음 깊이 새겼다. 학전은 배움의 터전이었고 집 같은 곳이었고 추억의 장소였다. 김민기 선생님은 나에게 스승님이자 아버지이지 친구이자 가장 친하고 편안한 동료였다"며 "이 모든 상의 영광을 학전과 김민기 선생님께 바치겠다"고 했다.
여자주연상은 '이프덴'의 정선아가 차지했다. 정선아는 "뮤지컬을 오래 해왔지만 아이를 낳고 잘 복귀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면서 "'이프덴'이라는 나와 잘 맞는 작품으로 함께 무대에 돌아올 수 있어 감사하다. 저에게 너무나 큰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무대 위에서 뛰는 정선아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밖에 남자조연상은 '렌트'의 김호영, 여자조연상은 '이프덴'의 이아름솔이 수상했다. 뮤지컬 도전장을 내민 박보검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남자신인상은 '오페라의 유령' 김주택에게 돌아갔다. 여자신인상은 '인터뷰' 박새힘이 받았다.
뮤지컬 '멤피스'와 '이프덴'은 각각 5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다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멤피스'는 작품상(400석 이상), 프로듀서상, 무대예술상, 연출상, 앙상블상을 차지했고, '이프덴'은 여자주연상, 여자조연상, 프로듀서상, 무대예술상, 음악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 선정작인 '라흐 헤스트'의 활약도 돋보였다. '라흐 헤스트'는 작품상(400석 미만), 극본상, 음악상까지 3관왕을 달성했다.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건 공로상 부문이었다. 공로상은 33년 만에 폐관을 앞두고 있는 극단 학전에게 돌아갔다. 남자주연상 수상자인 조승우가 언급한 대로 1991년 3월 대학로 소극장으로 개관한 학전은 수많은 배우들이 거쳐 가며 굳건히 한 자리를 지킨 '배움의 밭'이었다.
공로상 트로피는 현재 암 투병 중인 김민기 대표를 대신해 학전 1기 출신 장현성이 받았다. 그는 "학전을 거쳐 간 배우, 관객, 스태프 여러분들 감사하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꼭 다시 일어나겠다"라는 김 대표의 소감을 전해 큰 박수를 받았다.
대상 시상을 위해 나온 유병채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어린이 작품, 대중가요 콘서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김민기가 회복하면 마무리해서 3월 이후에도 학전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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