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덕희' 라미란 "모성에 비중 두진 않았다, 다른 배우보다 내가 잘 어울려" [인터뷰④]

[OSEN=김보라 기자] (인터뷰③에 이어) 배우 라미란(48)이 캐릭터를 해석한 과정에 대해 “내가 아닌 다른 배우가 덕희를 연기하는 게 이상할 거 같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라미란은 16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덕희 캐릭터와 관련, “나와 너무나 잘 어울릴 거 같았다. 다른 배우들을 대입하며 상상해 봤는데 내가 제일 나을 거 같았다”라고 이 같이 밝혔다.

‘시민덕희’(감독 박영주,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씨제스스튜디오·페이지원필름㈜)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 분)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 분)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

지난 2016년 아이들을 키우며 세탁소를 운영하는 40대 여성이 중국에 본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을 검거하는 데 경찰에 도움을 준 실화를 반영해 극적으로 창작했다.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 덕희 역의 라미란은 서사에 대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내가 덕희라면 못할 거 같은 일인데, 제가 늘 맡아왔던 평범한 이웃이 대단해 보였다”라며 “일상 연기가 아니라 저한테는 덕희가 이벤트 같은 특별함이었다. 덕희라는 인물이 존경스러워서 연기해 보고 싶었다”고 맡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라미란은 “하지만 모성애에 비중을 두진 않았다. 덕희의 성장, 그녀가 사건 이후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물론 상황이 어렵지만 모성에 집중한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엄마로서의 사랑이 부각돼 보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캐릭터를 해석한 설명을 보탰다.

 

그러면서 라미란은 “엄마보다, 그냥 덕희라는 여성으로 보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에 제가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신고는 했을 거 같은데, (신고 접수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중간에 포기했을 거 같다. ‘내가 끝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보니 덕희처럼 끝까지 가진 못할 거 같다”고 말했다.

‘시민덕희’는 영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2015) 조감독 출신으로, 독립영화 ‘1킬로그램’(2015) ‘선희와 슬기’(2019) 등을 연출한 박영주 감독의 상업 장편 데뷔작이다. 1월 24일 개봉. 러닝타임 113분.

/purplish@osen.co.kr

[사진](주)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