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알뜰폰’ 이르면 1분기 서비스

금융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당국 작년 최종 승인과정서 제동
최근 “큰 문제 없다” 허용 분위기
부수 업무 신청땐 ‘승인’ 속도
은행, 신고없이 서비스 나설 듯

시중은행의 알뜰폰 직접 서비스가 곧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알뜰폰 스퀘어를 찾은 고객이 알뜰폰을 살펴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이르면 올해 1분기 안에 시중은행들의 ‘알뜰폰(MVNO) 직접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정부의 혁신금융서비스 1호 사업으로 선정된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부수 업무를 금융당국이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엠’에 대해 은행 측이 부수 업무를 신청해 올 경우 승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동안 은행의 알뜰폰 서비스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제기돼 논란이 돼 왔는데, 금융당국이 별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 알뜰폰 서비스에 대해 지난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시정권고를 내려 위원회 의견을 참고하고, 영향 문제 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며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 취소할 만큼 중대한 사유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민은행의 부수 업무 신청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혁신지원 특별법(금융혁신법)에 따르면 금융위가 부과한 조건,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시장·금융 질서의 안정 등에 관한 사항 등을 위반할 경우 이를 취소할 수 있는데, 지난해 10월 은행의 알뜰폰 서비스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서비스 최종 승인에도 제동이 걸렸었다.

그러나 알뜰폰 서비스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금융당국의 최종 방침이 결정됨에 따라 은행의 알뜰폰 부수 업무 신청 승인도 속도를 받을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부수 업무 신청을 위해 이미 금융당국과 문안 정비 등 사전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1분기 안에 서비스 승인과 함께 알뜰폰 서비스도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가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게 되면 다른 시중은행들도 별도의 신고 절차 없이 알뜰폰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우리은행 등은 알뜰폰 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도 은행들은 알뜰폰 사업자와 제휴 형태로 간접적으로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은행이 직접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고객 유치를 위해 예금 및 대출 금리 우대 등 자사 금융상품과 연계된 각종 서비스도 제공할 것으로 예상돼 금융소비자 편익이 늘어날 수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다른 업권 진출로 이자영업 중심의 금리 영업에만 치중해 왔던 사업구조가 더욱 확대되면서 다양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