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찍어올게요"…'거인' 이정후의 키움팬 위한 마지막 선물

김주희 기자 2024. 1. 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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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이정후가 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에 찍어온 영상"이라며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고 난 뒤 이정후의 표정과 분위기가 다 담겨있더라. 사실 구단 내부에서는 이정후가 너무 가벼워 보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팬들이 이렇게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마 처음일 테니 그대로 전해주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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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와 계약 과정 영상으로 담아
키움 통해 공개…"마지막 선물 주고픈 마음"
이정후가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 유튜브를 통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 과정을 전했다. (사진=키움 구단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미쳤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구단 입단의 꿈을 넘어, 역대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액 계약을 맺게 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생생한 첫 반응이다. 너무 솔직해서 더 눈길을 끄는 소감은 이정후가 직접 준비한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이정후의 '친정팀'인 키움 히어로즈는 15일 오후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히어로즈 외전, 이정후 포스팅 비하인드가 생생하게 담긴 미국 브이로그 1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최근 각 구단들이 소속 선수들의 소소한 일상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는 건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 팬들에게 더 다양한 모습을 전해주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그러나 키움의 이번 영상은 주인공이 이정후라는 점에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01억원)의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이제 키움 소속 선수가 아니다. 팀을 떠나게 된 이정후가 키움 구단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전한 건 그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키움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이정후는 비시즌 일상이 담긴 영상을 브이로그 형식으로 찍기로 했다. 여기에는 미국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국내 생활 모습을 담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정후는 미처 키움 구단에서 받은 카메라를 반납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건너가게 됐다. 이정후는 한국으로 돌아와 카메라를 건네줄 때까지의 시간을 그냥 보내지 않았다.

이정후는 "미국에서도 영상을 담아보겠다. 계약 과정도 담을 수 있으면 찍어보겠다"는 뜻을 키움 구단에 전했다.

그리고는 팬들에게 보여줄 영상을 부지런히 찍었다. 미국 현지에서 훈련을 하는 모습, 아버지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와 휴일에 골프를 치러 가는 모습 등 일상을 소개했다.

이정후가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 유튜브를 통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 과정을 전했다. (사진=키움 구단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처음 알게 된 장면도 담았다. 영상 속 이정후는 상기된 표정으로 "미쳤다"라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지금 (계약) 전화를 받은 지 1분도 안 됐는데 반응을 찍고 있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며 떨림을 고스란히 전했다.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들은 직후엔 "우와아아"라며 감격을 누리는 생생한 감정도 전달했다.

이정후가 가슴 떨리는 그 순간에도 카메라 앞에 서지 않았다면 팬들은 알지 못했을 감동의 순간이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이정후가 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에 찍어온 영상"이라며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고 난 뒤 이정후의 표정과 분위기가 다 담겨있더라. 사실 구단 내부에서는 이정후가 너무 가벼워 보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팬들이 이렇게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마 처음일 테니 그대로 전해주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가 한국으로 돌아온 뒤 카메라를 전달 받은 키움 구단도 부지런히 움직였다. 카메라에 담겨있는 영상을 콘텐츠로 만드는 한편 영상 게재를 위해 이정후의 새 소속팀이 된 샌프란시스코와 협의에 나섰다.

이정후가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 유튜브를 통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 과정을 전했다. (사진=키움 구단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영웅'에서 '거인'이 된 이정후의 '실시간' 감정들을 팬들에게 전달하게 됐다.

키움 관계자는 "이정후는 팬서비스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선수다. 그동안 구단에서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줬는데 마지막까지 이렇게 선물을 주고 간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정후가 팬들을 위해 남긴 선물은 아직 더 남았다. 키움 구단은 16일 오후 이정후가 찍어온 또 다른 영상을 게재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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