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GP’ 검증 훼방한 文정부 이적성[포럼]

2024. 1. 16. 11: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원래 2018년 9·19 군사합의는 그 자체가 북측의 위계(僞計)였다.

군사적으로 대치한 북측으로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지만, 문제는 그런 위계를 당시 문재인 정부가 거들었다는 정황이 갈수록 뚜렷해진다는 사실이다.

9·19 합의에 따라 진행된 '비무장지대 내 상호 1㎞ 이내 감시초소(GP) 철수'를 이행하면서, 북측 GP 파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음은 물론 군 당국의 검증을 훼방한 사실까지 드러났다고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광언 前 한미연합사 작전차장, 예비역 육군 소장

원래 2018년 9·19 군사합의는 그 자체가 북측의 위계(僞計)였다. 군사적으로 대치한 북측으로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지만, 문제는 그런 위계를 당시 문재인 정부가 거들었다는 정황이 갈수록 뚜렷해진다는 사실이다. 9·19 합의에 따라 진행된 ‘비무장지대 내 상호 1㎞ 이내 감시초소(GP) 철수’를 이행하면서, 북측 GP 파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음은 물론 군 당국의 검증을 훼방한 사실까지 드러났다고 한다. 이적행위나 마찬가지다. 지금이라도 철저한 감찰·조사·수사를 해 성역 없이 엄정히 책임을 묻지 않으면 안 된다.

9·19 합의는 군사적 충돌 위험을 줄이고 상호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미명 아래 서로 군사 활동을 감시하는 공중정찰의 범위를 매우 불평등하게 조정했다. 그리고 포사격 훈련을 비롯한 각종 훈련의 비합리적인 통제, 해상 활동의 불평등성 등 우리 측에 불리한 게 뻔한 약속을 평화협정이란 이름으로 선언했다. 또한, 이를 실행하면서 우리는 철저하게 준수하고 북측은 적당히 무시해 가며 지키는 비평화협정이었다. 그로 인해 수도권 안보부터 취약해졌다.

군사분계선에 너무 근접해 있던 남북 GP 각 11개를 동시에 철거 및 철수하기로 한 것도 문제다. 그런데 이를 이행하며 검증단이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은 그 자체가 큰 잘못이기도 하지만, 북한이 시설을 제대로 철거하리라고 믿은 선의부터 잘못이었다. 군사분계선의 GP는 우리 것은 80여 개였던 반면 북측은 160여 개로, 우리의 2배가 넘었다. 그러므로 우리가 11개 철거하면 북측은 22개 정도는 철거했어야 했다.

우리는 시설 전체를 철저하게 폭파했지만, 북측은 적당히 폭파하는 척해서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남겨 놓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북측과의 대화에 조금이라도 경험 있는 사람(대북 협상 전문가)이라면 상식에 속한다. 그런데도 윗선의 잘못된 입김으로 이를 전혀 수행할 수 없었던 게 근본 문제였다.

당시에 이미 한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에서 9·19 합의의 문제점과 관련, 당시 국방부 장관을 이적죄로 고발했지만, 문 정부 검찰은 이를 기각해 버렸다. 다행히 지금이라도 이 문제가 불거진 만큼, 그때 알면서도 문제 삼지 않고 속아 넘어간 관계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 추궁이 있어야 마땅하다.

1972년 7·4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도 남침용 땅굴을 파기 시작한 북한이다. 국제사회의 끈질긴 비핵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갖은 억지와 속임수로 핵실험을 하더니 이제는 핵무장을 완성, 한국을 향해 ‘적대적인 교전국’이라고 위협한다. 공산주의 집단은 어떤 국가든 태생적으로 선전선동의 명수이며 거짓말은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게 그들의 전략전술이다.

북한이 9·19 합의를 파기한 이상 우리도 군사분계선상의 필요한 지점에 군사시설을 재건해야 마땅하다. 그곳이 비무장지대(DMZ)인 만큼 유엔사와 협조 아래 우수한 우리 건설 기술을 총동원해 단기간에 최상의 경계 진지와 장비 및 최선의 병영시설을 갖춰야 한다. 종전에 GP 근무 장병들이 겪던 갖은 고충을 해소해 우리 병사들에게는 근무하고 싶은 곳으로, 북측 경비병들에게는 간담이 서늘케 하는 홍보 효과를 함께 거둘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

현광언 前 한미연합사 작전차장, 예비역 육군 소장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