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중동 해법 찾을까[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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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4년 1월 28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개막식.
국제사회가 해법을 찾아야 할 다양한 문제를 고려했다지만, 뵈르게 브렌데 다보스포럼 총재는 올해 행사의 최우선 순위가 중동 사태 해결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보스포럼은 그간 전 세계 국가 간 갈등이 일촉즉발의 위기에 내몰릴 때마다 비공식 '분쟁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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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4년 1월 28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개막식. 세계 각국 정상과 기업인 등 1000여 명의 참석자는 연단으로 걸어 나오는 두 명의 모습을 보고 환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당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교장관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이 손을 잡고 환하게 웃으며 걸어 나온 것이다. 두 사람은 당초 시나리오 없이, 즉석에서 자발적으로 손을 잡았다. 수십 년간 피로 얼룩졌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화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당시 양측은 다보스에서 단독회담을 통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군대를 철수시키고, 팔레스타인 자치를 보장하는 협상을 맺었다. 그 직전 해인 1993년 미국 중재로 체결된 오슬로 평화협정에 이어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간 합의를 내놓은 것이다. 페레스 장관과 아라파트 의장은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중동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그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미국과의 3자 회동도 이어졌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올해 다보스포럼이 또다시 중동 분쟁 해결의 무대가 될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국제사회 곳곳에서 발생한 분쟁과 갈등을 반영하듯 15일 개막한 올해 포럼 주제도 ‘신뢰 재건(rebuilding trust)’으로 잡혔다. 국제사회가 해법을 찾아야 할 다양한 문제를 고려했다지만, 뵈르게 브렌데 다보스포럼 총재는 올해 행사의 최우선 순위가 중동 사태 해결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참석자 면면만 봐도 그렇다.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포럼에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개전 이후 이스라엘과 중동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최 측은 양측 지도자들을 한데 모으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한다. 확전 방지를 위해 4번이나 중동 순방에 나섰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다보스로 향했다. 다보스포럼은 그간 전 세계 국가 간 갈등이 일촉즉발의 위기에 내몰릴 때마다 비공식 ‘분쟁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1986년 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던 그리스와 터키(현 튀르키예)의 정상이 다보스포럼에서 회담을 가졌고, 이를 계기로 해빙 무드가 조성됐다. 베를린 장벽 붕괴 후 최초의 동·서유럽 국가 정상 간 회의가 열린 곳도 다보스(1990년)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를 없애는 데도 기여했다.
다보스포럼이 이번엔 중동 평화를 이끄는 단초가 될 수 있을까. 다보스포럼의 권위와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사실이다. 자국 이기주의가 만연해지면서 세계 명사들의 사교모임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다보스포럼의 묘미는 ‘비공식’ 회담에 있다. 행사장 앞 호텔 숙소 불은 밤새 꺼지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가진 자들만의 향연’이라는 비아냥에 시달리는 다보스포럼에서 중동 해법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끊을 수 없는 이유다. 다보스의 마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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