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진짜 너무하네”…떠났던 대졸 지지자들 돌아온 트럼프, 왜

‘트럼프 안 뽑겠다’던 대졸 공화당원
前대통령 최초 기소 소식에 되레 결집
공화당 대선 후보 압도적 1위 힘 실어
“경제 나빠져” 바이든 심판론도 한몫

지난해 8월24일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교도소에서 촬영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범죄자 수용 기록부용 사진). 그는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공갈했다는 혐의로 기소당했다. [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원인으로 고학력 당원들의 표심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학력 당원들은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을 심판하고 정권 교체를 달성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에 대해 오랜 시간 회의적이었던 대졸 공화당 당원들이 그의 당내 지지율 회복에 조용히 힘을 실어줬다”고 보도했다.

NYT가 지난 14개월 동안의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당내 지지율은 고학력자 계층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은 ‘백인 블루칼라(생산직 노동자)’다. 고학력 당원들은 틈만 나면 극단적인 주장을 하고 포퓰리즘에 가까운 발언은 일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경계했다. 2022년 12월 미국 서포크대와 USA투데이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대졸 당원의 76%는 “다음 대선에 트럼프가 아닌 다른 후보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했다.

그러나 지난 1년여 동안 고학력 당원들의 생각은 변했다. 지난 9일 같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대졸 당원의 비율은 60%로 나타났다. 폭스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졸 당원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한 해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고학력자들이 1년 만에 갑자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편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역설적이게도 그의 ‘사법 리스크’가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 헌정사상 최초로 이뤄진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호의적이지 않았던 당원들의 반(反)민주당 정서를 자극했다. 미국의 통계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기소를 당하기 전 50%를 하회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당내 지지율은 기소 이후 나흘 만에 50%를 넘긴 바 있다.

최근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을 주 공화당 대선 경선 투표 용지에서 제외하라는 명령을 내린 점도 고학력 당원들이 ‘트럼프를 민주당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댈러스 지역 자영업자인 리사 카슬리(54)는 NYT에 “모두가 트럼프에게 ‘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의 당선을 두려워 하기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며 “이는 10대의 반항심과 유사한 감정”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심판론’도 고학력 당원들을 트럼프 전 대통령 뒤에 서게 한 주요 원인이다. 고학력 당원들은 중국과의 관계 악화와 높은 물가상승률, 고금리 등 정치·경제 상황이 악화했다는 데에 분노하고 있다. NYT는 트럼프 캠프가 캠페인 예산 대부분을 바이든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고 “트럼프 보좌관들은 바이든을 쫓아내려는 당원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