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8만전자’보다 ‘6만전자’가 더 가까워져…오를 땐 찔끔, 내릴 땐 롤러코스터” [투자36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다시 6만원 대로 내려가면 어떡하죠? 더 오를 줄 알고 7만3000원 대에 매수했는데, 주가가 더 낮아질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
불과 얼마 전까지 ‘8만전자(삼성전자 주가 8만원대)’에 올라서는 것을 넘어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기대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7만20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삼성전자 주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6%(1300원) 하락한 7만26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기록한 반등세(1.09%)를 계속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전날 종가(7만3900원) 대비 0.54% 하락한 7만35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삼성전자 주가는 한때 전일 대비 1.89% 하락한 7만250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 하락세는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팔자세가 이끌었다. 외국인·기관 투자자는 이날 각각 540억원, 1119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만 1631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올해 첫 거래일만 해도 7만9600원으로 장을 마치며 8만원 대 돌파를 눈앞에 뒀던 상황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 7만20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18일 이후 18거래일 만이다.
올초 삼성전자 주가 하락세는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무려 3조2714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기관 투자자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지지부진한 가운데서도 증권가에선 올 한해 국내 증시를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이끌어갈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34조530억원으로 지난달(33조9496억원) 대비 상향됐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8조8222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도 2차전지 등 전반적인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살아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세트사업을 동시 보유한 유일한 업체로 생성형 AI가 보편화될 2~3년 후에는 AI 턴키(일괄도입) 솔루션 경쟁우위가 부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증시도 AI를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을 넘어서 세계 시총 1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최대 투자자로 생성형 AI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업 중 하나지만, 애플은 다른 빅테크 기업에 비해 AI 도입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목표주가 역시 갈수록 오르는 모양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9만4217원으로 연초 9만1000원대에서 상승했다.
눈 여겨볼 점은 지난 9일 발표한 삼성전자 작년 4분기 실적이 ‘어닝 쇼크’란 평가를 받는 가운데서도 목표주가만은 ‘9만전자’ 이상을 제시한 증권사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발표한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5%나 감소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어닝 쇼크’에도 불구하고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야 할 변화요인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목표주가 역시 증권사 중 최고치인 10만5000원을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D램 사업이 본격 흑자구간으로 진입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칩메이커 중에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에 하방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하반기 D램 업황 개선 지속의 관건은 하반기 수요 증가율이 전년 동기대비 20%를 상회할 수 있을지 여부가 될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 감산 원복 효과를 감안할때 하반기 20% 이상의 생산 증가율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다시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삼성이 어려워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돌파구를 고부가가치의 고대역폭메모리(HBM)3에서 찾고 있지만 실적반영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이 서버용 HBM3를 본격적으로 판매할 것이라는 소식이 지난해 4분기 초부터 많았지만 실적에서 보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생산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HBM3 보다 신제품인 HBM3e에 대한 업계의 생산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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