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내집 마련, 결국 포기해야 하나…‘그림의 떡’ 국평, 12억 돌파 임박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4. 1. 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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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아파트 분양가 평당 3494만원
전년 比 17.36%↑
원자잿값·인건비 상승에 분상제 해제 여파
한 분양사업 견본주택 내 모형도 [사진 = 연합뉴스]
서울에서 분양을 통한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이 3.3㎡당 3500만원에 육박하면서 일명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분양가도 12억원 돌파를 눈앞 두고 있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1059만원으로, 이는 전월(㎡당 1034만7000원)보다 2.36%, 전년 동월(㎡당 902만4000원) 대비 17.36% 상승한 금액이다.

3.3㎡으로는 평균 3494만7000원이다. 전용 84㎡ 분양가가 12억원(11억8819만8000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은 공표 직전 12개월간 분양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사업장의 주택 중 상가와 오피스텔, 조합원 분양 주택을 제외한 일반 분양주택의 평균가격을 의미한다.

수도권 ㎡당 분양가는 전월 대비 6.18% 오른 737만7000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82% 올랐다. 전국 아파트 ㎡당 분양가는 526만1000원으로 전월 대비 1.51%, 전년 동월 대비 12.29% 상승했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데다 원자잿값,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이 크다. 한국시멘트협회 자료를 보면 2021년 t당 7만8800원이던 시멘트 7개사의 평균 가격은 올해 11만2000원으로 3년 새 42.1% 급등했다. 하반기 건설업 임금도 26만5516원(대한건설협회 2023년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에 따르면으로 전년 동기보다 6.71% 늘었다.

정부의 규제지역 해제로 지난해 1월5일부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경기 주요 지역에서 민간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제가 풀린 것도 분양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분양가 상한제에서 벗어난 서울 강북권에서는 그동안 미뤄졌던 재개발 아파트 일반분양이 봇물을 이뤘는데, 일부는 분양가격이 3.3㎡당 4천만원을 넘어서며 ‘고삐풀린 분양가’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서울 비강남권에서도 20평형대 아파트 분양가가 10억원을 넘는 사례가 잇달아 등장했다. 지난달 19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 ‘어반클라쎄목동’의 59㎡ C타입과 59㎡ D타입 최고 분양가가 11억원대 나타났다. 이 단지는 45가구로 한 동짜리 나 홀로 아파트인데, 평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어 주변 시세와 견주어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천구 신정동 일대 아파트(신시가지단지 제외)의 평당 매매가격은 3000만~4000만원 수준이다.

이에 앞서 분양한 강서구 내발산동 ‘삼익더랩소디’ 역시 45가구 규모의 나 홀로 아파트인데, 전용 44㎡(공급면적 19평) 분양가가 최고 11억원이었다. 평당 분양가가 5000만원이 넘고, 주변 시세보다 2억~3억원 비싼데도 지난 7~8일 1·2순위 청약에서 104건이 접수돼 최고 1.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순위 내 청약을 마감했다.

이달에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옛 한강호텔 터에 들어서는 ‘포제스 한강’ 아파트(전용면적 84~244㎡ 122가구)가 역대 최고가인 3.3㎡당 평균 1억1500만원으로 광진구청의 분양승인을 받았다. 이달 초 서초구 잠원동 재건축 아파트 ‘메이플자이’가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지만 3.3㎡당 6705만원의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는데, 곧바로 강북에서 갑절에 가까운 분양가가 나온 것이다.

수도권 청약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리얼투데이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분양 시장(11월까지 집계)에서 수도권에만 65.4%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전년 같은 기간 수도권 청약 접수 비율이 31.5%였던 것과 비교해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올해 1순위 청약 경쟁률 상위 10개 단지는 모두 수도권에서 나왔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부터 민간 아파트에 ‘제로 에너지건축물 인증’이 의무 도입되면 시공 난도가 올라 신규 공급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고, 분양가도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새 아파트 희소가치가 갈수록 커지면서 분양 물량이 적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높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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