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CEO 75%, 이대로면 회사 10년도 못 버틴다 생각해”
한국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나라 경영자보다 기업 생존에 불안함을 더 느끼고, 향후 매출에 대한 자신감도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 CEO 10명 가운데 7명은 기업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규제 환경을 꼽았다.
삼일PwC는 이 같은 분석을 담은 ‘제27차 연례 글로벌 CEO 설문조사’ 보고서를 16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PwC글로벌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개막과 함께 발표한 글로벌 CEO 서베이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105개국 4702명의 CEO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끊임없는 혁신의 시대에서 성공하기’를 주제로, 한국 CEO들의 답변 내용도 함께 비교분석해 담고 있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특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현재 추세로 계속 운영된다면 수익이 어느 정도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10년 미만’이라고 답한 한국의 CEO가 75%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CEO평균(45%)과 비교했을 때 큰 격차다.
또한 한국 CEO는 ‘향후 3년간 매출 성장에 대해 확신하는가’란 질문에 34%만이 ‘확신한다’고 답해 지난해(53%)보다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CEO는 같은 질문에 49%가 ‘확신한다’고 응답했다.
한국 CEO는 대내외 경제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도 더 부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한국 CEO의 64%가 올해 세계 경제의 둔화를 전망했는데, 이는 글로벌 CEO평균(45%)보다 높은 수치다. 또 한국 CEO의 66%는 국내 경제를 부정적으로 전망했으며, 자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전망한 비율이 낮은 중국(19%), 인도(3%)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보고서는 “한국 CEO의 국내 경제 전망이 부정적인 이유는 높은 대외 의존도와 급속한 고령화 등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에 대한 각국 CEO의 전망은 엇갈렸다. 글로벌 CEO 가운데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 생각하는 응답자 비율은 38%로 전년 조사(18%) 때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여전히 더 높은 비율(45%)로 경기 둔화를 예상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향후 메가 트렌드가 될 기술 혁신과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CEO의 대응 현황과 기회 및 위협 요인도 짚었다.
글로벌 CEO의 65%가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탈탄소화 노력을 진행 중이며, 평균 32%가 지난 1년간 생성형 AI를 도입했다고 답했다. 특히 글로벌 CEO의 70%는 향후 3년 내 생성형 AI로 회사의 가치 창출방식이 바뀔 것이라 생각했으며, 한국 CEO는 생성형 AI 도입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로 직원의 업무 효율성 증가(70%)를 가장 많이 기대했다.
혁신의 의지를 꺾는 주요 걸림돌로는 응답자의 64%가 규제 환경을 꼽았으며, 단기성과 중심 운영(55%), 사내 인력의 기술 부족(52%)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국의 경영자는 글로벌 평균(64%)보다 높은 74%가 규제 환경을 혁신의 방해물로 꼽았다. 이어 사내 인력의 기술 부족(70%), 회사의 기술 역량 부족(70%), 공급망 불안정(66%) 순이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혁신을 추구하는 리더를 위한 핵심 우선 순위로 ▲미래 지향적 목표에 대해 투자자 설득 ▲나쁜 비용 줄이고 좋은 비용에 투자 ▲유망한 사업 분야의 경영진에 전문가 포함 ▲주요 변화는 최고 경영진이 주도 ▲새로운 보상 방안 도입 등을 제시했다.
윤훈수 삼일회계법인 대표이사는 보고서 서문을 통해 “끊임없이 혁신하지 않으면 기업 생존을 10년도 내다보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전 세계 CEO의 생각을 담은 이 보고서가 변화의 방향을 설정하고 혁신의 토대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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