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단지 곳곳 기부채납 잡음
같은동도 용적률따라 규모 달라
사업지연 요소될수 있다는 관측도
정부의 도심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이어지며 사업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지만, 각 재건축 단지 내에선 기부채납을 놓고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업장마다 기부채납 규모·방식이 다르다 보니, 주민 사이에선 사업성에 대한 우려와 이견이 빚어지며 사업 지연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에선 같은 법정동에 속한 단지 사이에서도 용적률 차이에 따라 임대주택 등 기부채납 규모가 상이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A단지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이라 용적률이 288%로, 기부채납 비율 10%를 적용해 기부채납해야 하는 임대주택이 0가구다. 이 아파트는 단지 내에 고속도로 완충 녹지 등 기부채납이 의무화된 토지만으로도 기부채납 비율 10%가 충족되기 때문에 임대주택 등을 짓지 않아도 된다. 반면 인근 B단지는 용도지역을 제3종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 상향에 따라 임대주택은 90여가구를 지어야 한다.
다만 어떤 시설을 기부하냐에 따라 임대주택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이는 용도지역 변경·용적률 상향에 따른 차이지만, 주민들 사이에선 사업성이 크게 차이 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일부 나오는 분위기다.
기부채납은 재건축·재개발 시 건폐율, 용적률 완화 등 혜택을 받는 대신 개발 부지 일부에 공공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국가·지자체에 무상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기부채납을 하면 신규 단지 건설 시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학교용지부담금’을 줄일 수 있고, 이를 분양 가격에 반영하지 않아 아파트 분양가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지자체·교육청이 추가 기부채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고, 사업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보니 같은 단지 내 소유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다양하고 갈등이 적지 않다. 특히 공공재건축의 경우,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요구되는 임대주택 등 기부채납은 증가 용적률의 50~70% 수준에 달한다. 지난해 잠실주공5단지 일부 주민은 기부채납이 과도하다며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철회 동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다만 공공기여 부담을 낮추는 관련 규정 손질도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정비사업에 대한 ‘건축물 인센티브 계수’를 변경했다. 앞서 시는 0.7이었던 건축물 계수를 지난해 1.0~1.2로 올렸는데, 이를 재건축·재개발에도 적용함에 따라 임대주택 및 전략시설 기부채납에 따른 공공기여를 더 인정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초고층 개발 재건축 단지가 몰린 여의도 등지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여의도 아파트 지구 내 12개 단지를 9개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 최대 70층까지의 재건축을 허용했다. 가령 여의도 C단지 재건축 사업은 건축물 기부채납 시설 중 전략적 육성시설(문화시설)과 공공임대주택은 건축물 인센티브 계수 ‘1’을, 노인여가시설과 과학체험관은 종전의 ‘0.7’을 적용하게 된다. 변경된 건축물 인센티브 계수를 적용하면 상한 용적률 상승 효과가 있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공공재개발 공공임대주택 건설·공급비율을 완화하는 내용의 도정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공포했다. 공공재개발사업에서 사업시행자가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공공임대주택 등의 가구 수 또는 연면적 비율을 종전에는 50% 이상이던 것을, 과밀억제권역은 ‘30% 이상 40% 이하’, 과밀억제권역 외 지역은 ‘20% 이상 30% 이하’의 범위에서 시·도 조례로 정하는 비율로 완화됐다. 또한 국토교통부는 이달 내에 수도권 1기 신도시 재건축 단지에 적용하는 용적률이 일정 수준 이하일 때 기부채납 부담을 낮춰주는 내용의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시행령도 입법 예고 예정이다. 용적률 인센티브에 따른 기부채납 등 과도한 공공기여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일을 막겠단 것이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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