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고효율기기 지원사업...가전시장 깨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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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에너지 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40%를 환급해주는 '고효율기기 지원사업' 예산을 전년보다 대폭 늘림에 따라 판매부진에 시달리는 중견중소 가전기업의 매출이 살아날지 주목된다.
1대당 지원 비율이 높아 가전기업에겐 가뭄 속 단비라는 평가와 지원 대상이 소상공인 등으로 한정돼 있어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평가가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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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에너지 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40%를 환급해주는 '고효율기기 지원사업' 예산을 전년보다 대폭 늘림에 따라 판매부진에 시달리는 중견중소 가전기업의 매출이 살아날지 주목된다. 1대당 지원 비율이 높아 가전기업에겐 가뭄 속 단비라는 평가와 지원 대상이 소상공인 등으로 한정돼 있어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평가가 엇갈린다.
냉·난방기,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등 4개 품목의 1등급 제품을 새로 구입하면 부가세를 제외한 제품 가격의 40%를 정부 지원금으로 보조해주는 고효율기기 지원사업이 시작됐다. 적용 대상은 지난해 냉·난방기에서 올해 4개 품목으로 확대하고 관련 예산도 지난해 300억원에서 올해 750억원으로 2.5배 늘렸다.
오는 3월말부터 접수를 받아 예산 소진시까지 진행한다. 단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발급한 소상공인 확인서가 있어야 환급받을 수 있다. 먼저 구매하고 서류를 준비해 한전에 신청하면 나중에 돌려받는 방식이다.
정부는 또 식품매장의 개방형 냉장고 문달기 지원사업을 1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늘려 15일부터 지원받기 시작했다. 설치면적 ㎡당 25만9000원으로 교체비용의 약 40%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확인서가 있어야 한다.
에너지 절감이나 소상공인 지원 등 본래 정책목표와는 별개로 이번 지원사업이 침체한 생활가전시장에 활력소가 될 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시행한 고효율기기 환급정책으로 가전업계의 호황기를 불러온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6년에는 가전제품 판매가 20% 늘어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엔데믹을 기점으로 생활가전의 판매부진이 이어지면서 중견가전기업은 위기에 놓여있다. 오텍(캐리어), 위닉스 등 전통적인 중견가전기업들이 최근 적자를 기록했고 위니아전자(옛 대우전자)와 위니아(옛 위니아만도) 등의 실적 악화로 대유위니아그룹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SK매직 역시 전기오븐 등 주방가전사업을 경동나비엔에 매각하는 등 업계 전체에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 가전 양판점의 실적도 부진하다.
때문에 올해 정책에 대한 기대도 적지않다. 무엇보다 환급금 비율이 예년보다 높다. 2016년에는 20만원 한도 내에서 10% 환급해줬다.
하지만 소상공인에 국한된 정책이란 점에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상공인 한명당 빚은 1억8500만원으로 1년새 1100만원 늘었다. 자영업자 대출잔액이 1000조원을 넘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시설투자에 나서는 소상공인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A가전기업 관계자는 "40% 환급률은 제품 구입을 유인할 요인이 된다"면서도 "소상공인에 국한된 환급제도라 판매가 늘어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설령 가전시장에 훈풍을 일으킨다고 하더라도 바람이 금방 멈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올해 환급 예산이 전년 대비 2.5배 늘었지만 2016년 예산 14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게다가 대기업 제품 제한도 없어 과실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B기업 관계자는 "환급금 규모가 300억원일 때 시장에서는 정책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며 "가전부문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 제품을 구입해도 환급받을 수 있다면 가전시장 양극화는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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