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대체자의 '충격 주장'...베르너, "골은 나의 주된 부분 아냐"→"경기력은 만족스러워"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손흥민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토트넘에 합류한 티모 베르너가 자신의 경기력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영국의 이브닝스탠더드는 16일(한국시각) '베르너가 어떻게 토트넘에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원하는 대로 뛸지를 설명했다'라고 보도했다.
베르너는 16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토트넘 데뷔전을 치렀다.
베르너는 후반 35분까지 경기를 소화했고,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동점골을 도우며 공격포인트도 기록해 팀의 2대2 무승부에 일조했다.
베르너는 토트넘에서의 첫 경기 그의 장단점을 모두 보여줬다. 후반 35분 교체되기 전까지 선발로 나서서 경기장을 누빈 그는 빠른 속도와 드리블 능력으로 맨유 수비를 흔들었다.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득점으로 이어진 도움과 더불어 기회 창출 1회, 드리블 돌파 4회 등 공격에서 베르너가 가진 장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점도 명확했다. 골 결정력이 여전했다. 베르너는 이날 경기 5번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단 한 차례도 유효슈팅이 되지 못했다. 볼 경합에서도 6번을 모두 패하며 아쉬웠다.
날카로운 슈팅 능력과 부단한 수비 가담 능력을 갖춘 손흥민과 비교하면 더욱 단점이 도드라진다. 손흥민은 지난 본머스전에서 득점과 함께 기회 창출 2회, 유효슈팅 2회, 볼 경합 성공 3회 등을 기록했고, 올 시즌 유효슈팅 비율도 무려 50퍼센트로 슈팅 중 절반이 골문으로 향했다. 베르너의 골 결정력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손흥민과의 비교에서 더욱 초라해질 수밖에 없다.
베르너에 대한 우려는 이적설이 등장했을 때부터 적지 않았다. 한때 베르너는 슈투트가르트에서 프로에 데뷔하며 두각을 나타낸 선수다. 그는 슈투트가르트에서의 기량을 바탕으로 RB 라이프치히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는 라이프치히 첫 시즌에 분데스리가 31경기에서 21골 5도움으로 독일 무대를 휩쓸었다. 2019~202시즌에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위협하며 라이프치히 소속으로 득점왕 경쟁에도 합류했다. 당시 베르너는 28골로 34골을 넣은 레반도프스키에 밀려 득점왕 수상은 불발됐지만, 그럼에도 독일 무대 최고의 공격수로 인정받았다. 그는 라이프치히 소속 159경기에서 95골을 넣었다.
이후 첼시가 베르너를 영입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향했다. 하지만 첼시에서의 베르너는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했다. 빠른 스피드 외에는 전혀 장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상대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그의 골 결정력은 첼시 팬들을 매 경기 탄식하게 만들었다.
결국 베르너는 첼시 소속 두 시즌 동안 EPL에서 단 10골을 넣는 데 그치며 2022~2023시즌을 앞두고 라이프치히로 복귀했다. 하지만 결국 라이프치히 복귀도 성공적이지 못하며 토트넘의 손을 잡고 다시 EPL로 돌아왔다.
다만 베르너는 자신을 향한 비판을 인지함에도 득점이 자신의 주된 부분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브닝스탠더드는 '베르너는 더 이상 득점이 자신의 경기에서 큰 부분이 아니며, 최전방에서 주인공이 되지 않고도 토트넘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해 득점에 대한 기대를 낮췄다'라고 전했다.
베르너는 득점력에 대해 "첼시 시절에도 내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항상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더 많은 골을 넣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토트넘에선는 전술과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를 통한 도움으로 팀에 더 많은 것을 가져올 수 있다. 지난 경기처럼 공간을 만들기 위해 달리고 도움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자신의 역할을 밝혔다.
이어 "가끔 통계를 보면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좀 나이가 들었다. 도움과 딥런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골을 넣고 싶지만, 더 이상 득점이 내 경기의 주된 부분은 아니다. 특히 이런 종류의 전술에서는 팀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라며 득점에 너무 매달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르너는 첼시 시절부터 극심한 골 결정력 문제를 보여줬다. 첼시 시절 문전 앞에서 잡은 절호의 기회들을 어이없는 슈팅으로 골문 밖으로 내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당시 베르너는 움직임은 위협적이었음에도 팀 경기 결과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자주 나왔다.
다만 득점이 주된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하더라도 베르너의 포지션을 고려하면 마무리 능력의 반등은 필요하다. 특히 그의 자리가 기존에 손흥민이 차지하고 있던 포지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반등이 시급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에서 리그 득점만 12골을 기록하며 공격의 선봉장으로 나선 선수다.
이미 EPL 전반기 베스트 11에도 뽑히며 올 시즌 최고의 공격수임을 인정받았다. 앨런 시어러는 손흥민에 대해 "그는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다. 골대 앞에서 공을 잡으면 득점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며 손흥민이 탁월한 골잡이라고 칭찬했는데, 베르너가 손흥민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좋은 기회들을 마무리하는 능력만큼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토트넘이 기대하는 부분을 베르너도 만족시켜줘야 완전 이적이 이뤄질 수 있다. 토트넘은 이미 베르너의 급여를 전부 지급하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6월까지 급여를 전부 보장하는 임대계약이며, 1700만 유로 수준의 완전 이적 옵션도 있다. 아래스데어 골드 기자가 전한 내용대로 베르너는 오늘 토트넘으로 떠난다. 베르너에 대한 완전 이적 옵션은 의무 사항이 아니며, 토트넘의 결정에 달려있다'라고 전했었다.
이는 토트넘 최고 주급자 중 한 명인 손흥민 필적하는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축구경제매체 캐폴로지에 따르면 베르너의 주급은 19만 유로(약 2억 7500만원) 수준으로 19만 파운드(약 3억 1800만원)인 손흥민의 주급과 40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며, EPL 최고 수준이다. 토트넘 내에서는 손흥민 다음으로 주급이 높고 핵심 선수 중 한 명인 제임스 매디슨의 주급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EPL 통산 득점 차이를 고려하면 토트넘이 베르너에게 품는 기대감이 매우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에 대한 우려와 기대는 꾸준히 엇갈렸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토트넘 팬들은 베르너가 쉬운 기회를 놓치는 영상을 공유하며 베르너를 임대로 EPL로 데려오겠다는 구단의 계약을 가볍게 여겼다. 이미 토트넘 팬들은 SNS에서 그가 기회를 낭비하는 모습을 조롱당한 것을 근거해 베르너에게 큰 자신감을 갖고 있지 않다'라며 토트넘 팬들이 이미 베르너 영입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PL 출신 공격수 가브리엘 아그본라허도 "왜 그를 시즌 중간에 보내주는 걸까? 그는 EPL 56경기에서 10골을 넣었다. 답답한 선수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를 보면 어느 날은 잘 달리고, 잘 마무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음 경기를 보면 미하일로 무드리크처럼 잘못된 달리기를 하고 수비와 마주치고, 일대일 기회를 놓칠 것이다. 그는 경기를 마쳤을 때 다르윈 누녜스를 생각나게 한다"라며 베르너의 결정력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었다.
다만 스카이스포츠 독일판 소속 기자 필립 힌츠는 "베르너의 이름 뒤에는 큰 물음표가 있다. 그는 첼시 이적 전까지 냉혈한 공격수였다. 그는 정말로 터프했고,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분명한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은 그러지 못했다. 그가 다시 단계를 끌어 올리려면 여러 번의 좋은 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쉽지는 않다. EPL은 정말 힘든 리그고, 분데스리가보다 더 어렵다. 하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베르너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베르너는 이번 이적 결정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설득이 결정적이었다는 점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베르너는 입단 인터뷰에서도 "많은 것들이 나를 여기로 끌어 당겼다. 우선 감독님과의 대화였다. 정말 좋은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하며, 내가 구단에 합류해야 하는 이유, 전술, 스타일, 그의 원하는 플레이 방식까지 발로 알려줬다. 모든것이 나에게 흥미로웠다"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과의 대화에 대해 언급했다.
이브닝스탠더드와의 인터뷰에서도 "감독님과 이야기했을 때 이 팀의 일원이 되고 싶었다. 감독의 전술에 참여하고 싶었다. 그것이 토트넘에 온 가장 큰 이유이며, 나는 내 경기력이 만족스럽다. 좋은 데뷔였다"라며 토트넘 합류 이유와 더불어 자신의 경기력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지난 맨유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베르너의 경기력에 대해 "그는 우리와 두 번의 훈련 세션을 가졌고, 오랫동안 경기에 뛰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보니 그가 우리의 게임을 이해하고 훈련 속도에 익숙해지면, 정말 흥미로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그런 순간이 약간 있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는 항상 위협적이고, 그가 이곳에서 축구를 즐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나는 오늘 그를 선발로 내보내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는 정말 기꺼이 동참했다. 그는 우릴 돕고 싶었다. 그는 손을 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며, 그것이 자신의 몫이라고 말했다"라고 베르너의 헌신에도 감사를 표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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