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도시에서 '핵심 광물' 캔다… SK에코플랜트 리사이클링 공장

라스베이거스(미국)=최유빈 기자 2024. 1. 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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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폐기물(E-waste) 산업 규모 2020년 500억달러(약 60조원)→2028년 1440억달러(약 170조원)로 성장
TES 라스베이거스 공장 전경. /사진=최유빈 기자
글로벌 종합 환경 기업 SK에코플랜트가 '도시 광산'으로 불리는 리사이클링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전자폐기물에서 전기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에 이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순환 경제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에서 차를 타고 30분쯤 이동하자 '테스 라스베이거스' 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공장은 '정보기술 자산 처분 서비스(ITAD)' 전용 공장이다. 수명이 다한 스마트폰, 노트북, 데이터센터 장비의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 폐IT기기에서 각종 정보를 완벽히 파기한 뒤 재사용 혹은 재활용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금속탐지기를 통과한 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수많은 노트북과 서버 등이 구역별로 쌓여있었다. 작업자들은 IT 기기에 일련번호를 붙인 뒤 테스트를 거쳐 재사용할 것과 재활용할 제품을 분류하고 손바닥 크기의 형광 스티커를 부착했다.

재사용되는 제품은 내부 정보를 제거한 뒤 장치 업그레이드 등을 거쳐 다시 고객에게 전달된다. 수명이 오래돼 재사용이 어려운 제품은 물리적으로 파쇄된다. 테스는 이 파쇄 조각들에서 희소 금속을 추출해 필요한 곳에 공급한다.

오종훈 테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ITAD는 정보 파기뿐 아니라 IT 자산의 재활용, 재사용 등을 통해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며 "IT 자산의 폐기량을 최소화하고 다시 쓰이게 하는 것이 ITAD의 최종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미첼 룬코(Mitchell Runko) TES 라스베이거스 운영책임자(TES Las Vegas Operating Director)가 지난 11일 TE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에코플랜트
IT 기기에 일련번호를 붙이는 것은 폐기물 처리를 맡긴 고객사에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개인정보와 브랜드 보호가 엄격히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처리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고객사가 요청하면 폐쇄회로(CC)TV 열람도 가능하다.

앞으로 ITAD 사업은 지속해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는 2020년 약 500억달러(약 60조원) 수준인 전자 폐기물(E-waste) 산업 규모가 2028년 약 1440억달러(약 170조원) 수준으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테스는 우수한 ITAD 역량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23개국에서 46개의 거점을 확보하며 최소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IT 시장분석기업 가트너는 지난해 테스를 아이언마운틴(미국), 심스라이프사이클(호주)과 함께 전 세계에 포괄적인 ITA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톱3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SK에코플랜트는 테스 라스베이거스 공장을 ITAD 뿐 아니라 북미 서부지역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초기지로 삼을 방침이다. 네바다주는 배터리 제조사 파나소닉, 완성차 제조사 테슬라, 세계 최대 리튬생산업체 앨버말 등이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오종훈 TES 최고전략책임자(CSO, ChiefStrategyOfficer) 가 지난 11일 TES 라스베이거스 공장에서 TE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유빈 기자
오종훈 CSO는 "전기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지로도 네바다주의 잠재력이 크다"며 "현재네바다주에서 테스가 확보한 수거-리사이클링-희소 금속 추출-재생산'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잘 활용해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조 롬바르도 네바다주 주지사가 테스 공장을 방문해 SK에코플랜트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롬바르도 주지사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SK에코플랜트는 테스를 중심으로 폐배터리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폐기물의 국가 간 불법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바젤협약에 따라 전 세계에서 모은 폐배터리를 타국의 재활용 시설로 보내기 위해선 바젤 퍼밋(Basel Permit)이 필요하다. 테스는 이미 30여개 바젤 퍼밋을 보유해 글로벌 시장에서 앞서고 있다.

오종훈 CSO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측면에서 SK에코플랜트와 테스는 시장 선점의 핵심 요소인 3L(Logistics(물류)·Location(거점)·License(인허가)) 등 요소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최근에는 용매 추출방식으로 니켈·코발트 회수율 97%, 순도 99.9%를 달성하는 등 기술력도 완비, 글로벌 시장 공략 채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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