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도 눈으로 보고 피할 수 있을까…원자력연, 가능성 찾아

저준위 에너지 감응형 복합구조 물질 개발, '방사선 시각화'

복합구조 물질의 구조체 형태별 에너지 시각화 반응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저준위 에너지 감응형 복합구조 물질을 개발해 방사선을 시각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중성자과학부 장종대 박사 연구팀이 전북대 김태환 교수팀과 함께 저준위 에너지 감응형 복합구조 물질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자체 개발한 폴리에틸렌옥사이드 기반 고분자 나노구조체와 에너지에 반응하면 빛을 내는 카드뮴셀레나이드(CdSe) 나노입자를 물속에서 혼합해 복합구조 물질을 만들었다.

이 물질은 수십 나노미터(nm) 크기로, 외부 환경에 따라 구형이나 원통형의 구조체로 변형될 수 있다.

매우 낮은 에너지 세기에도 감응하며, 구조체 모양에 따라 빛의 세기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에너지 변화를 시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방사선 노출과 같은 에너지 변화가 일어날 때 기존에는 방사선 감지기가 수치로 위험성을 표시했지만, 이 물질을 활용한 센서는 불빛으로 신호를 알려 일반인들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방사선 검출 센서로 응용·개발, 플라스틱 배지나 부착물 형태로 설치하면 방사선 노출 여부를 불빛으로 즉시 판단해 방호와 대피가 빨라질 수 있다.

소재를 섬유화하면 방사선을 감지하는 의복 제작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종대 박사는 "가시형 방사선 검출 소재 개발의 첫걸음을 뗀 것이라 생각한다"며 "낮은 방사선까지도 가시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방사선을 더 안전하게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원자력 기술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에너지 연구 국제저널'에 지난 11일 온라인 게재됐다.

jchu20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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