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17.7%p 상승, 실화냐' 슈퍼맨은 어떻게 팀 리그에서도 최강이 됐나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24. 1. 1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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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PBA 팀 리그 NH농협카드의 정규 시즌 우승을 이끈 주장 조재호. PBA


슈퍼맨이 개인 투어에 이어 팀 리그에서도 날아올랐다. 프로당구(PBA) 간판 스타 조재호(44·NH농협카드)가 지난 시즌 개인 투어에 이어 올 시즌에는 팀 리그도 평정했다.

NH농협카드는 '웰컴저축은행 PBA 팀 리그 2023-24'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14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5라운드 최종전에서 강력한 경쟁자 크라운해태를 세트 스코어 4 대 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9개 팀 중 유일하게 30승 고지(10패)를 밟은 NH농협카드는 승점 87로 시즌 전체 1위를 확정했다. 승점 81(26승 14패)의 2위 크라운해태를 넉넉하게 제쳤다.

NH농협카드는 올 시즌 팀 리그 최강으로 군림했다. 1라운드부터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포스트 시즌(PS)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3라운드까지 정상에 올랐다. 정규 시즌 전체 승률은 무려 75%에 이른다. 특히 3라운드는 최초의 전승 우승이었고, NH농협카드는 리그 최장 14연승 기록도 세웠다.

그 중심에는 슈퍼맨 캡틴이 있다. 조재호는 전체 최다승(55승 14패)과 최고 승률(69.6%)을 휩쓸었다. 조재호는 팀 리그 전체 선수 중 스페인 전설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의 80경기에 이어 2번째로 많은 79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승률 42.5%(34승 46패)의 산체스에 비할 바가 아니다. 많이 출전했는데 가장 많이 이긴 조재호다.

이닝 평균 득점에서도 조재호는 전체 4위에 올랐다. 한 이닝에 1.835점을 올렸는데 거의 2점에 가깝다. 다만 애버리지 1위(1.945점) 다니엘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2위(1.912점) 이충복(하이원리조트), 3위(1.902점) 강민구(블루원리조트)의 승률은 50% 안팎이다. 영양가 면에서 조재호가 월등했다는 뜻이다.

올 시즌 팀 리그 1라운드 우승을 차지한 NH농협카드 선수들. 조재호가 1라운드 MVP에 올랐다. PBA


조재호는 지난 시즌 팀 리그에서는 신통치 않았다. 정규 시즌 전체 42승 39패로 승률 51.9%를 기록했다. 다승은 전체 6위였지만 승률은 70.6%(24승 10패)를 찍은 한지승, 66.2%(51승 26패)의 프레드릭 쿠드롱(당시 웰컴저축은행) 등에 이어 전체 20위, 팀에서도 3위에 머물렀다.

개인 투어에서 조재호가 개막전과 왕중왕전 등 3승을 거두며 지난 시즌 남자부 대상을 차지한 것과는 적잖게 비교가 됐다. 팀도 PS 진출 무산의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조재호는 팀 리그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팀의 에이스로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냈고, 주장으로서도 동료들을 훌륭하게 이끌었다. NH농협은행 스포츠단 장한섭 단장은 "올 시즌 모든 팀원들이 자기 역할을 해내면서 정규 시즌 우승을 할 수 있었다"면서도 "조재호가 주장으로서 분위기를 다잡고 선수단 전체를 잘 이끌어주었기에 가능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조재호는 "팀원들이 너무 잘 해줬기 때문"이라고 공을 돌렸다. 단순히 인사치레가 아니었다. 조재호는 올 시즌 팀 리그 환골탈태급 활약에 대해 "지난 시즌에는 내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올 시즌에는 내가 져도 다른 팀원들이 이겨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NH농협카드에는 조재호 외 다른 선수들도 맹활약했다. 지난 시즌 남자부 신인왕 안토니오 몬테스(스페인)가 조재호에 이어 전체 승률 2위인 69.2%(18승 8패)에 올랐다. 복식 전문 듀오 오성욱(25승 14패), 김현우(26승 15패)와 김보미(43승 27패)도 60%를 훌쩍 넘는 승률로 전체 4~6위에 포진했다. 김민아(39승 32패)와 베트남 은둔 고수 마민껌(10승 10패)까지 팀원 모두 승률 50%가 넘는다.

이러니 조재호가 부담 없이 경기할 수 있었고, 승리도 많이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기술보다는 심리적 요인에 의한 상승 곡선이었다.

올 시즌 팀 리그 3라운드 MVP에 오른 김보미(왼쪽 두 번째)가 PBA 김영진 전무 이사와 포즈를 취한 모습.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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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은 조재호가 경기 후반 주장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조재호는 "대부분 경기를 1세트 남자 복식, 3세트 남자 단식에 출전했다"면서 "이후에는 팀원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벤치 타임 때 적절하게 조언을 해줄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경기 후반 출전이 있으면 부담감에 팀원들의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을 테지만 본인의 경기를 마친 상황이라 홀가분하게 정확한 훈수(?)를 둘 수 있었던 셈이다.

이제 조재호와 NH농협카드의 눈은 PS를 정조준한다. NH농협카드는 처음 팀 리그에 나선 2021-22시즌 PS에 진출했지만 첫 판인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한 만큼 PS까지 정상에 올라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조재호는 "지금까지 팀원들이 너무 잘 해주었다"면서 "이 기세를 몰아 PS 우승까지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일단 팀원들과 다른 경기장에서 훈련을 하면서 결전 2일 전부터는 전용 구장 적응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개인 투어에 이어 올 시즌 팀 리그까지 휩쓴 조재호. 과연 슈퍼맨의 선도 속에 NH농협카드가 PS 패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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