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대기업 사원도 美 변호사 준비 열풍[문과생 로스쿨 블랙홀]

2024. 1. 16. 10: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변호사 시험 걱정할 필요 없어요. 리딩(reading)과 시간관리 싸움일 뿐이에요." 지난달 16일 오후 2시.

대기업의 경우 승진 등을 위해 미국 변호사 시험을 준비한다고 한다.

올해 2월 미국 변호사 시험을 칠 예정이라는 국내 대기업 법무팀에 근무하는 40대 A씨는 "회사 내에서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미국 변호사를 선호하고 있고, 승진 등 커리어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 변호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국비유학 이용 미국변호사 시험 준비하는 사무관들
한국 뜰 생각으로 미국변호사 준비하는 공기업 재직자도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박지영·박혜원 기자] “미국 변호사 시험 걱정할 필요 없어요. 리딩(reading)과 시간관리 싸움일 뿐이에요.” 지난달 16일 오후 2시. 미국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의 한 강의실에 5명의 수강생이 모였다. 30대부터 60대까지 나이대도 다양했다. 미국 변호사 시험 준비를 위해서다.

수강생들은 200개의 객관식 문제를 풀어야 하는 MBE(Multistate Bar Examination)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 오후 2시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 모의시험을 쳤다. 미국 변호사 시험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김기태 변호사는 “4개월 전에 비해 수강이 가능하냐고 묻는 문의가 3배 정도 늘었다”며 “직장생활을 하면서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려고 준비하는 직장인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전문직 열풍 속에 국내 로스쿨 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 로스쿨에 도전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수십년 간 공기업에 재직한 50대부터 중앙 부처 사무관까지 ‘조직에 미래가 없다’며 미국 변호사 시험을 준비중이다. 사기업 재직자는 승진 등을 위해 미국 변호사 시험을 준비한다고 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공무원, 사기업 가릴 것 없이 변호사라는 전문직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중앙 부처에서 오래 근무한 이들이 ‘편법’으로 미국 변호사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기도 한다. 중년차 공무원이 이용할 수 있는 공무원 국비유학을 이용해 변호사 자격증을 따오는 식이다. 해외 유학 컨설팅 업체인 AAA유학 김원지 이사는 “공무원 국비 유학 과정을 이용해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따려는 5~7년차 중년차 사무관들이 1년에 30~40명씩 문의가 온다”며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면서, 공무원 출신 반까지 신설하게 됐다”고 했다.

김 이사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일을 시키고, 험한 언변도 많이 듣고 인간 취급을 못 받는 조직 문화 때문에 미국 변호사를 준비하는 공무원도 있다”며 “영어를 하나도 못하는데 점심시간마다 전화영어를 해가며 치열하게 준비한다”고 했다. 덧붙여 “공기업에서 오래 재직한 사람, 기획재정부 같이 규모가 큰 부처 공무원도 문의가 온다”며 “공기업의 경우 비전이 없어서 나라를 뜨려는 각오로 미국 변호사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기업의 경우 승진 등을 위해 미국 변호사 시험을 준비한다고 한다. 올해 2월 미국 변호사 시험을 칠 예정이라는 국내 대기업 법무팀에 근무하는 40대 A씨는 “회사 내에서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미국 변호사를 선호하고 있고, 승진 등 커리어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 변호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권에 다니는 30대 B씨는 “내년 7월 미국 변호사 시험을 준비 중이다. 일의 전문성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국제 변호사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미국 변호사 시험이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내 로펌도 우리 기업들의 해외(투자 인수합병 등) 활동이 증가하며 해당 국가의 자격증을 보유한 외국변호사들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해외 사업장이 늘면서 국제 변호사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go@heraldcorp.com

kle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