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축구의 시대’ 아시안컵도 달라졌다…2019년 대비 평균 9분 증가

황민국 기자 2024. 1. 1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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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 대한축구협회 제공



클린스만호가 승리를 품에 안은 지난 15일 바레인전에선 멈추지 않는 경기 시간도 화제를 모았다.

대기심이 들어올린 팻말에 새겨진 추가 시간은 전반 6분과 후반 8분. 실제로 경기가 진행된 시간은 무려 106분 49초에 달하면서 아시안컵도 ‘100분 축구의 시대’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전·후반 90분으로 승패를 가리는 축구가 100분을 넘긴 것은 2022 카타르 월드컵부터다. 국제축구협회이사회(IFAB)가 추가 시간을 엄격하게 적용해 100분을 넘기는 경기가 속출하기 시작했는데, 같은 국가에서 열리는 이번 아시안컵도 예외가 아니었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16일 말레이시아-요르단전까지 총 10경기의 조별리그를 분석한 결과 평균 경기 시간이 104분 1초에 달했다. 2019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회(95분 1초)보다 정확하게 9분이 늘어났다.

이번 아시안컵에선 10경기 중 100분을 넘기지 않은 경기가 단 1경기(우즈베키스탄-시리아전·96분 2초)였다면, 직전 대회는 조별리그 전체 36경기에서 100분을 넘긴 경기가 단 1경기(북한-레바논전·100분 42초)였으니 그 차이를 실감하게 만든다.

축구 전문가들은 늘어난 경기 시간이 승패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현대 축구에선 강팀과 약팀의 구분 없이 압박이 중요하다보니 경기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활동량 증가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기량과 함께 체력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부터 일어난 변화를 보면 강인한 체력이 요구된다. 모두가 전방 압박을 외치는데, 이 부분이 얼마나 잘 준비가 됐는지가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100분 축구의 시대는 선수들의 부상 관리도 중요하게 만든다. 선수들의 부상은 지친 상태에서 발생하기 쉽다. 경기 시간이 늘어난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선수들의 부상이 15%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클린스만호의 고민이기도 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분명 ‘황금 세대’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전력을 구축했다. EPL 최초의 아시아 선수 득점왕인 손흥민(32·토트넘)이 주장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가운데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과 황희찬(28·울버햄프턴), 김민재(28·뮌헨) 등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힘을 합쳤다.

하지만 주전급 선수들과 벤치 멤버들의 전력차가 생각보다 벌어지다보니 체력과 부상 관리가 쉽지 않다. 첫 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황희찬과 김진수(32·전북)가 이미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결승까지 남은 경기에서 전력 유지가 숙제로 떠올랐다.

김대길 스포츠경향 해설위원은 “한국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려면 팀 에너지를 마지막까지 잘 유지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이 로테이션을 과감하게 해야 한다”면서 “바레인전에선 이미 경고가 5장(손흥민·김민재·이기제·조규성·박용우)이나 나왔다. 이 부분까지 감안해 조별리그가 아닌 토너먼트 이후를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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