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 맞은 부산항만공사…'세계 속 부산항' 위상도 우뚝
첨단시설·종합물류서비스로 365일 24시간 안전한 항만
창립 20주년 '초연결시대 종합 항만서비스 리더' 선포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항 시설 개발과 관리 운영 효율화를 위해 출범한 부산항만공사(BPA)가 16일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항만공사법에 따라 2004년 국내 최초 항만공사(PA)로 닻을 올린 부산항만공사는 설립 당시 임직원 77명, 자산 3조4천556억원, 예산 1천434억원에서 20년이 지나 성년을 맞은 현재 임직원 272명, 자산 7조5천억원, 예산 1조4천952억원의 매머드급 기관으로 성장했다.
공사 20년…부산항 위상도 높아져
부산항만공사 20년과 함께 부산항의 위상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항만공사 출범 전인 2003년 컨테이너(20피트 기준) 1천41만개를 처리했던 부산항은 2022년 2천208만개를 처리하면서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으로 세계 7위 항만에 이름을 올렸다.
목적지에 따라 화물을 옮겨 싣는 환적화물은 2003년 425만개에서 2022년 1천177만개로 크게 늘면서 부산항을 세계 2위의 환적항으로 만들었다.
크루즈선 입항과 관광객 수도 2003년 18회, 6천396명에서 2023년 106회, 15만900명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항만 기능에서 가장 중요한 배후물류단지는 2003년까지 전무했으나, 지금은 419만㎡가 개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는 현재 69개 업체가 입주해 2천594명의 고용을 창출하며 2022년 기준 5천93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부산항 항만시설도 글로벌 수준으로
부산항만공사 출범과 함께 본격적인 신항 시대를 맞은 부산항은 현재 기능별로 특화된 3개의 항만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세계적인 환적 거점항만인 신항은 26개 선석을 갖추고 연간 1천440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하역 능력을 갖췄다.
수산물과 잡화 중심의 다목적 항만으로 운영되는 감천항은 모두 51개 선석에서 연간 1천827만t을 하역하고 있다.
부산항 북항은 아시아 역내 거점항만으로 17개 선석에서 연간 638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한다.
이런 시설을 바탕으로 부산항은 수출입화물과 환적화물 모두 연간 1천만개 이상 처리하며 물동량 균형을 맞춘 세계 유일의 대형 항만이 됐다.
또 전 세계 150개국 500개 항만과 연결된 정기 컨테이너 항로를 개설 운영 중이며, 60개 글로벌 해운선사가 매주 287개 항로를 오가고 있다.
이처럼 부산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항만시설을 갖추고 대규모 배후부지와 내륙운송을 연계한 종합물류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365일 24시간 빠르고 안정적인 항만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맞춤형 정책·사업으로 으뜸 항만 견인
현재 부산항을 이용하는 국내 해운항만산업 사업체는 모두 11개 업종에 1만3천129개이며 2022년 기준 해운항만 분야 종사자 수도 18만4천명에 달한다.
부산항의 연간 매출액도 44조원으로 우리나라 해운항만산업 총매출액 약 60조원의 73%를 차지한다.
부산항만공사 출범 이후 부산항 발전을 위해 다양한 맞춤형 사업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부산항 환적 경쟁력을 정량화하고 글로벌 선사와 일본, 중국 등 전략 지역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
타 부두 환적운송비 지원 연장 등 합리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운용하며 부산항을 글로벌 환적 거점항으로 만들었다.
또 국내 기술 중심의 스마트항만 조성에 앞장서 오는 3월 국내 첫 완전 자동화 항만인 신항 서컨테이너부두 2-5 단계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신항 서컨테이너부두 2-6 단계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진해신항 1-1 단계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구축하는 등 후속 스마트항만 구축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다.
부산항만공사는 항만 기능 개편과 부두 재배치를 통해 노후 항만을 재개발하고 화물처리 기능을 조정하는 등 부산항 운영체계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규제와 자율성 침해는 풀어야 할 숙제
부산항만공사 설립에 앞장섰던 부산지역 시민단체인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은 최근 성명을 내고 성년을 맞은 부산항만공사의 문제점과 제도 개선방안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먼저 부산항만공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불합리한 정부 규제와 자율성 침해를 꼽았다.
시민모임 측은 "20년 전 BPA 설립 당시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취지였으나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 2개 부처 산하기관인 기형적 공사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직된 정부 조직으로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항만을 계획하고 운영할 수 없어 결국 국가에도 도움 안 되고 지역경제도 도움 안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BPA 사장의 정부 임명, 정치적·관료적 관점에서 항만위원 선임, 민간 항만개발과 차별성 부재, 정부의 포괄적인 지도 관리권 등도 문제점으로 들었다.
시민모임 측은 설립 20주년을 맞은 부산항만공사가 문제점을 해소하고 재도약을 위해서는 항만 관리 운영은 물론 항만개발도 직접 할 수 있게 하는 항만공사법 개정을 주문했다.
민간 사업자 유치방식의 항만개발을 금지한 해수부 지침 폐지도 요구하고 있다.
향후 20년을 위한 새로운 가치 추구
부산항만공사는 앞으로의 20년을 위해 '초연결 시대를 주도하는 글로벌 종합 항만서비스 리더'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 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국가, 산업, 사람을 연결하는 초연결 시대 항만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계획이다.
또 항만 토털서비스 구축과 다양한 서비스 영역의 확대로 글로벌 종합 항만기업으로 발전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준석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성년을 맞은 부산항만공사는 앞으로도 혁신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항만산업 선두 주자 역할을 다하며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josep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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