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재판 변호인, 사건에서 손 뗐다... 이유는 불분명

조지프 타코피나 변호사, 사임계 제출
배경엔 침묵… 트럼프 측도 즉답 피해

조지프 타코피나 변호사(가운데)가 지난해 5월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을 대리해 온 핵심 변호사가 변호인단에서 사임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조지프 타코피나 변호사가 이날 뉴욕 맨해튼지법이 관할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사건과 관련해 변호인 사임계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타코피나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및 성폭행 관련 재판을 도맡아 왔다.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성추문을 막는 과정에서 ‘입막음 돈’(허시 머니)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 문서를 조작한 혐의로 형사 기소된 사건을 대리한 게 대표적이다. 과거 ‘트럼프의 해결사’로 불리면서 입막음 돈 지급에 관여했던 마이클 코언 변호사는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등을 돌렸다.

작가 E. 진 캐럴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낸 성폭력 의혹 관련 민사소송도 타코피나 변호사가 맡았던 사건이다. 캐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96년 맨해튼 백화점에서 자신을 성추행하고 폭행했으면서도 이를 부인해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 뉴욕남부연방지법은 “트럼프는 피해보상 및 징벌적 배상금 500만 달러(약 66억 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하며 캐럴의 손을 들어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항소했다.

다만 타코피나 변호사의 정확한 사임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NYT는 “사임 이유를 묻는 질의에 타코피나는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변인 스티븐 청도 이에 대한 직접적 언급 없이 “트럼프는 전반적으로 가장 강력한 법무팀을 보유하고 있다고”고만 밝히며 즉답을 피했다. NYT는 “트럼프의 변호인단은 여러 차례 축소·확대되거나 바뀌었다”고 전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