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된 연봉 차이 크지만…1년 안에 승부" ML 오퍼 거부, 마이너 계약 택한 일본 투수 '벼랑 끝 도전'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계약을 거절하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택한 일본인 투수 우와사와 나오유키(30·탬파베이 레이스)가 직접 그 이유를 밝혔다. 스스로 벼랑 끝 도전에 나섰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지난 15일 우와사와와 단독 인터뷰를 전했다. 지난 12일 탬파베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우와사와는 여러 팀으로부터 메이저리그 계약을 제시받았지만 이를 뿌리치고 탬파베이를 택한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낳았다.
메이저리그 승격시 연봉 250만 달러 스플릿 계약을 체결한 우와사와는 “에이전트가 탬파베이 구단과 얘기를 나눴고, 내게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다른 팀에 있던 투수들이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된 뒤 좋은 성적을 내고, 투구를 개조해 재능을 키워준다는 얘기를 들었다. 탬파베이에 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원래부터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카일 스나이더 투수코치를 비롯해 탬파베이 투수 파트가 참석한 온라인 미팅을 통해 마음을 굳혔다. 우와사와는 “그때 내 장점과 ‘이 부분을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설명을 해줬다. ‘우리는 투수와 수비에 관해선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길 수 있다’는 스나이더 투수코치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앞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장된 메이저 계약을 뿌리친 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와사와는 “메이저 계약으로 평가해준 구단들이 있어 기뻤다. 보장되는 연봉에 있어서도 메이저 계약과 마이너 계약은 차이가 컸다. 가족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 있어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으며 “아내와 상의했다. 힘들었을 텐데 내가 하고 싶은 곳에서 하는 게 좋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메이저 계약이든 마이너 계약이든 난 1년 안에 승부를 봐야 하는 입장이다. 올해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년은 없다. 그런 점을 생각했을 때 탬파베이에서 하는 게 내가 가장 레벨업된 상태로 시즌을 마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레벨업에 있어 가장 적합한 환경을 제공해줄 팀이다. 중요한 건 올해 반드시 결과를 내고, 내년부터 제대로 된 계약을 맺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내와 두 아이를 두고 있는 가장이지만 올해는 가족을 일본에 두고 미국에서 홀로 생활한다. 우와사와는 “1년 마이너 계약이라서 일단 나 혼자 미국 생활을 할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는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외로움을 주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선 올해 어떻게든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다년 계약으로 큰 계약을 맺어 가족과 함께 하는 게 아버지로서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결연함도 보였다.
스스로 가시밭길을 택한 모양새이지만 우와사와의 야구 인생 자체가 극복의 연속이었다. 2011년 드래프트에서 6순위로 늦게 뽑혔고, 2군에서 시작해 2014년애야 1군에 올라온 우와사와는 지난해까지 9시즌 통산 173경기(1118⅓이닝) 70승62패1홀드 평균자책점 3.19 탈삼진 913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24경기(170이닝) 9승9패 평균자책점 2.96 탈삼진 124개로 활약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3km로 빠르지 않지만 안정된 제구와 포크볼, 너클커브, 커터, 체인지업 등 다양하 변화구를 구사한다.
우와사와는 “난 계속 밑에서 올라온 선수다. 드래프트도 하위 순번이었고, 2군에서 시작했다. 몇 년 안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잘릴 거라는 생각으로 해왔다. (2019년 6월 왼쪽 슬개골 골절로) 야구를 못할지도 모를 큰 부상도 있었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것에 익숙하다. 그것이 내 인생이고, 그런 삶의 방식이 나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도전 정신을 발휘했다.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저비용 고효율’ 구단으로 투수 육성에 능하다. 2019년부터 최근 5년간 팀 평균자책점 5위 안에 들었다. 10위권 밖으로 벗어난 건 2015년(11위)이 마지막이다. 지난해에도 3년 4000만 달러로 비교적 저렴하게 FA 영입한 잭 에플린이 31경기(177⅔이닝) 16승8패 평균자채점 3.50 탈삼진 186개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제프리 스프링스, 드류 라스무센 등 다른 팀에서 불펜이었던 투수를 선발로 전환시켜 성공하는 등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데 일가견 있다.
탬파베이는 우와사와를 선발투수로 기대하고 데려왔다. 투수 뎁스 보강 차원에서 영입했다. 보장된 메이저 계약을 뿌리치고 탬파베이 시스템에 이끌린 우와사와가 마이너 계약의 불안한 신분을 딛고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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