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라크 내 이스라엘 첩보시설 파괴"…확전우려 부추기나(종합)
"미 인명·시설 피해 없어"…과거에도 '분리주의자 거점' 공습
IS 폭탄테러 보복한 듯…쿠르드족 시설 망가지고 사상자 발생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김정은 기자 = 이란의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가 이라크 내 이스라엘의 첩보 기반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히고 나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 다른 지역으로 번져가는 상황에서 발생한 무력행사로 역내 긴장이 한층 더 고조됐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는 15일 밤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 지역 에르빌주 주도 에르빌 근처에 있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첩보본부와 테러단체들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오늘 늦은 밤에 해당 지역의 첩보센터들과 테러단체들의 모임들을 파괴하는 데 탄도미사일들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혁명수비대는 "이란 내 테러공작의 가해자들, 특히 이슬람국가(IS)를 공격했다"고 따로 밝혔다.
아울러 IS를 비롯해 시리아에 있는 테러조직들도 다수 미사일을 발사해 파괴했다는 추가 성명을 냈다.
이란의 이번 공습은 최근 자국 내 폭탄테러에 대한 보복이자 미국의 예멘 반군 후티 폭격에 대한 항의로 관측된다.
이달 3일 이란에서는 미국에 암살된 국민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폭탄이 터져 100명 가까이 숨졌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적대시하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IS는 나중에 이 같은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고 이란은 보복을 예고했다.
이날 이란의 공격으로 쿠르드 지역에서 활동하는 현지 유력인사를 비롯한 다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안보 소식통들을 인용해 에르빌 동북쪽으로 40㎞ 정도 떨어진 이라크 쿠르드자치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들 소식통은 쿠르드족 고위 안보관리의 자택과 쿠르드족 첩보센터에 로켓이 한발씩 떨어졌다고 전했다. 쿠르드족 사업가 자택도 세 발을 맞고 파괴돼 해당 사업가가 숨졌다고 덧붙였다.
쿠르드자치정부 안보당국은 이란의 이번 폭격으로 지금까지 최소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란과 국경을 맞댄 이 지역은 이라크 내 미국 영사관, 민간인 거주지, 에르빌국제공항과 가까운 곳으로 주목된다.
미국 당국자들은 미국 시설에 피해가 없고 미국인 사상자도 없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이라크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르빌 공항은 미사일 공격 때문에 일시적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이란의 이날 공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 다른 지역으로 번질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작년 10월 7일 하마스가 기습 공격을 감행, 자국인 1천200명을 살해하고 240여명을 인질로 끌고가자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2만4천명 이상이 숨지고 민간인 고통이 극심해지자 이스라엘과 미국을 향한 아랍권의 반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저항의 축'을 견인하며 역내 친이란 대리세력들의 도발을 방조하는 것으로 의심한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지지를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들을 공격한 친이란 무장세력인 후티의 예멘 내 근거지를 최근 폭격했다.
후티를 지원해온 이란은 이 같은 행위를 예멘에 대한 주권침해이자 반인권적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날 이란이 폭격한 지역은 이라크, 시리아 내 IS 격퇴전에서 미군의 동맹 역할을 해온 쿠르드족의 근거지다.
이란에서는 솔레이마니 추모식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뒤 반미감정이 더 커졌다.
폭탄테러는 IS 조직원들의 소행으로 밝혀지고 있으나 이란은 짐짓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관성을 의심하며 보복을 다짐해왔다.
쿠르드 자치지역은 이란이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의 근거지로 지목해온 곳이다.
이란은 주적인 이스라엘의 공작원들뿐만 아니라 자국 분리주의자들의 거점이라며 북부 쿠르드 자치 지역을 과거에도 종종 공격했다.
이라크 정부는 지난해 이란과 안보협약을 체결해 일부 분리주의자들의 거점을 옮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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