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이스라엘과 무관해도 공격"…핵심 교역로 홍해 긴장 증폭

김예슬 기자 2024. 1. 1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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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예멘 내 후티 반군 기지에서 미 구축함을 상대로 발사된 순항 미사일을 격추했다.

후티 측에서는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이 아니더라도 미국 선박이라면 공격할 것이라고 예고하며 역내 긴장감이 고조하고 있다.

이에 미국과 동맹국들은 후티 반군이 통제하는 예멘 내 목표물에 공격을 가했다.

후티 반군 정치국의 압둘말리크 알 아즈리 의원도 WSJ에 "미국의 공격은 홍해를 전쟁터로 만든다"며 "이러한 확전은 이스라엘 분쟁과 무관한 선박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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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홍해 전쟁터로 만들어…이스라엘 무관 선박에도 위험 초래"
"후티 공격 계속된다면 美-이란·美-러 긴장 고조시킬 것"
14일 예멘 사나 인근에서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최근 미국 주도의 공습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후티 반군 지지자들이 소총을 들고 세를 과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군이 예멘 내 후티 반군 기지에서 미 구축함을 상대로 발사된 순항 미사일을 격추했다. 후티 측에서는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이 아니더라도 미국 선박이라면 공격할 것이라고 예고하며 역내 긴장감이 고조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후티 반군 대변인 나스루딘 아메르는 알자지라에 "우리가 목표로 삼기 위해 그 배가 반드시 이스라엘로 향할 필요는 없다"며 "미국 것이라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친(親)이란 세력으로 분류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홍해를 지나 이스라엘로 향하거나 이스라엘과 관련 있는 선박을 표적으로 삼아 왔다. 그러나 이후 이스라엘과 무관한 상업용 선박도 공격 대상으로 삼으며 중동 지역 물류 유통에 차질을 빚었다.

일부 선주와 선원들은 공격을 피하기 위해 자신들의 선박이 이스라엘과 관계가 없다는 메시지를 방송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해운회사 코스코의 유조선 안하이완호는 지난 11일 홍해를 건너기 위해 무선 방송으로 해당 선박에는 중국 선원들만 탑승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이에 미국과 동맹국들은 후티 반군이 통제하는 예멘 내 목표물에 공격을 가했다.

미국의 공격이 이어지자 후티 반군도 보복을 예고하며 공격을 불사했다. 무함마드 압둘 살람 후티 반군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과 포위가 멈출 때까지 팔레스타인 항구로 향하는 적군 소속 선박을 계속 공격 대상으로 삼는 저항은 계속될 것"이라고 적었다.

후티 반군 정치국의 압둘말리크 알 아즈리 의원도 WSJ에 "미국의 공격은 홍해를 전쟁터로 만든다"며 "이러한 확전은 이스라엘 분쟁과 무관한 선박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후티 반군은 지난 14일 미국 이지스 구축함 라분을 향해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고, 미군은 이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자료사진. 2023.08.1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이처럼 미국과 예멘 간 교전이 이어지며 이란 개입 우려도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WSJ은 예멘 단체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후티의 상업용 선박 공격을 지원해 왔다고 보도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시리아 정부군 등은 IRGC의 지원을 받는 친이란 무장 세력으로, '저항의 축'이라 불린다.

실제로 IRGC는 이날 이라크 에르빌에 있는 반(反)이란 테러리스트 단체들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미군이 주둔한 지역으로, 중동 내 친이란 단체들이 미국을 향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란 정부는 후티 반군을 향한 미군의 이번 공격을 두고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도 참여했던 이란 고위 관리는 WSJ에 "후티 반군은 공격을 받을 때마다 더욱 대담해졌다"며 "직접 대결을 원하지 않는 이란과 미국 사이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미국 전함, 중국 화물선, 러시아와 연계된 유조선을 공격할 수도 있다"며 "그러면 모두 지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 관계자 역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후티 반군의 무차별적인 공격이 누가 배후인지와 관련해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이미 불안한 미-러 관계에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며 "후티 반군은 하던 일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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