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행동주의에 '백기' 든 아세아제지, 주주환원 약속 지킬까

김민석 기자 2024. 1. 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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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공시…목적은 주주가치 제고
주주운동 상장사 정책 변화 이끌어…주가 반년 만에 30%상승
아세아제지 세종공장 전경 전경아세아제지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소액주주들의 반란에 백기를 든 아세아제지(002310)가 지난해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배당확대·자사주 취득·소각 등)을 약속한 대로 계속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회사의 주주가치 제고 기조는 모바일앱을 통한 소액주주들 결집과 법무법인 지원으로 상장사의 정책 방향에 영향을 준 대표 사례로 꼽힌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아세아제지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NH투자증권과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자기주식 취득 금액 한도는 3394억2334만7124원으로 자사주 매입 규모는 한도의 5.9% 수준이다.

계약 기간은 이달 10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1년이다. 계약 목적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다.

아세아제지는 지난해 7월12일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당시 아세아제지는 2026년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현금 배당 확대 실시 △자기주식 취득 △자기주식 소각 △주식(액면) 분할 등을 하겠다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했다.

아세아제지 관계자는 "최근 사업 가치를 기업 가치에 반영하는 추세에 맞춰 주가 안정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며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자기주식 취득과 자사주 소각 정책 등도 큰 폭으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아세아제지 경기도 시흥 시화공장(아세아제지 제공)

실제 아세아제지는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주주환원 정책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소액주주들과 사이가 좋지 못했다. 지난해 3월 소액주주들은 주주행동주의를 내건 소액주주연대를 출범했다. 이후 내용증명(소송제기) 등을 보내며 회사를 압박했다.

이들이 지난해 5월 발송한 내용증명엔 이인범 부회장 등 이사진 8인(이병무·이윤무·이훈범·이재홍·이영범·김성동·장기영 등) 활동시기인 2007년~2012년 동종 업계 회사와 경쟁제한(담합) 행위로 공정거래위로부터 과징금 199억2700만원(기존 318억6400만원서 감경)을 부과 받았고 앞서 2008년~2013년에도 경쟁제한 행위로 과징금 70억1300만원을 부과 받은 것 등으로 회사에 약 270억원의 금전적·무형적 손해를 입게 했으므로 회사는 이사 8인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는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법무법인(위온)도 주주연대 지원에 나서 아세아제지가 내용증명을 수령하는 즉시 회사 감사인인 홍준표 감사에게 전달해줄 것을 요구했고 조치가 없을시 주주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당시 모바일앱 '헤이홀더'를 통해 결집한 아세아제지 소액주주 지분율이 6%를 넘고 법무법인이 법률적 지원으로 합세하자 아세아제지는 한달여 만에 소액주주들 요구를 전격 수용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놨다.

아세아제지는 2026년까지 4년간 별도기준 당기순이익 25%를 배당 재원으로 쓴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3년·2024년 각각 연간 200억원씩 총 4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추가 취득하고 2년간 사들인 자사주 전량을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소각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세아제지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 취득한 자기주식 수량 75%이상 소각하고 내년엔 2023년·2024년 취득한 자기주식 중 미소각 수량의 75% 이상을 소각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2026년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취득한 자기주식 중 미소각 자기주식 전량을 소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 취득과 소각으로 주식 유동성이 부족해 적정 가치를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액면분할도 추진한다"며 "올해 3월 2023년 결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현재 1주 액면가 5000원을 1000원으로 분할하는 안건을 상정 처리하기로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세아제지가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2023년 7월12일 이후 이 회사 외국인 지분율은 5.34%(47만8640주)에서 6.52%(58만4092주·2024년 1월12일 기준)로 늘었다. 주가는 지난해 5월31일 3만3000원에서 현재(1월15일) 기준 4만3000원으로 30% 이상 상승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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