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안우진→임창민→이지영→서건창→영웅들 오프시즌 참패? 천만의 말씀, 베테랑 히어로들 있다

김진성 기자 2024. 1. 16.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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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선수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지영도 갔고, 서건창도 못 잡았다.

그러면 키움 히어로즈의 2023-2024 오프시즌은 실패인가. 명확히 예기하면 빠져나간 전력이 너무나도 큰 건 사실이다. 물론 서건창(KIA 타이거즈)은 어차피 3년 전에 떠난 선수다. 실제 키움의 전력 손실은 아니다.

키움 선수들/마이데일리

그러나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안우진(25, 사회복무요원)이 떠났고, FA 이지영(SSG 랜더스)과 FA 임창민(삼성 라이온즈)이 차례로 팀을 떠났다. 이들이 핵심 간판타자이자 에이스, 마무리투수, 주전급 포수였으니 기둥뿌리가 뽑혔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우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베테랑 2루수 최주환(36)이 입단했다. 사회복무요원을 마치고 돌아온 조상우(30)도 있다. 최주환은 서건창 영입 불발의 아쉬움을 덜어줄 카드이고, 조상우로 임창민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을 수 있다.

이지영 공백은 김동헌의 성장으로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다. 고형욱 단장은 김동헌의 풀타임 주전 무혈입성(?) 가능성을 경계했다. 알고 보면 단장의 이런 자세가 키움이 먹고 살아온 근간이다. 늘 확고한 주전 없이 무한경쟁 그 자체가 키움이 걸어온 길이다. 갓 입단한 선수들부터 5년차 내외까지의 신예들이 1군과 2군을 오가며 박 터지게 자리싸움을 한다. 과감하게 1군에서 기회를 주지만, 거기서 밀려나면 또 기회가 없다.

당장 고형욱 단장이 오랫동안 주목한 김시앙이 있다. 베테랑 김재현도 있다. 2023 2차드래프트에서 5명의 포수를 뽑았는데, 여차하면 이들을 1군에 투입할 수도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을 주며 성장, 이지영의 몫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사실 이정후와 안우진은 10개 구단 누구도 채우기 힘든 존재감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어차피 이정후의 메이저리그행, 안우진의 군 복무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제2의 이정후, 제2의 안우진을 발굴해야 한다. 김혜성도 올 시즌을 마치면 메이저리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십시일반이 키워드다. 이미 김혜성의 후계자로 김휘집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주형이 제2의 이정후가 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여기에 반등을 꾀하는 베테랑들이 있다. 토미 존 수술로 사실상 입단하자마자 시즌을 접은 원종현의 시즌 막판 복귀 가능성, 최악의 시련을 겪은 외야수 이형종, 비FA 연장계약 이후 가라앉은 이원석, 정신적 지주 이용규까지.

베테랑들이 야구를 잘 하면 덕아웃 분위기부터 달라지게 돼 있다. 베테랑이 처지면 후배들이 눈치를 보고 기가 죽게 돼 있다. 젊은 선수들이 오랫동안 덕아웃 분위기를 이끈 키움은 다른 팀보다 이런 측면이 덜 하긴 하다. 그래도 베테랑들이 신이 나면 젊은 선수들도 덩달아 힘을 받게 돼 있다. 작년에 키움이 쓰러진 건 야심차게 영입한 베테랑들이 부진과 부상으로 고꾸라진 게 너무나도 컸다.

키움 신인들/마이데일리

어차피 키움은 최하위 후보다. 베테랑들이 펄펄 날아도 5강을 장담하기 힘든 전력이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면 부담 없이 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고형욱 단장은 “부상자만 안 나오면 좋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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