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사장 앞세워 '유령회사'…177억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한 일당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100억원 이상의 허위 계산서를 발급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16일 뉴시스에 따르면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이지연)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반상 허위세금계산서 교부 혐의로 인력공급업체 대표 A씨 등 인력공급업체 대표 3명을 구속기소 했다. 페이퍼컴퍼니 바지사장 등을 모집한 조력자 B씨 등 8명도 불구속기소 됐다.

A씨 등은 2019년 4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탈세를 위한 페이퍼컴퍼니인 폭탄업체 8곳을 설립하고, 177억원 규모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혐의를 받는다. 폭탄업체란 용역이나 물건을 제공하지 않고 실제 거래가 있는 것처럼 꾸며 세금계산서만 발행하는 곳을 말한다.

이들은 B씨 등을 통해 사회초년생, 일용직 근로자 등을 페이퍼컴퍼니 바지사장으로 소개받고 이들에게 월 100~300만원 상당의 명의비를 지급했다.

또 이들은 부가세와 4대 보험료 등을 부당하게 얻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회사 인력 등을 공급받은 것처럼 꾸며 세금계산서 등을 발급받았다. A씨 등은 평택, 안성 지역에 여러 물류센터가 있고 수많은 일용직 근로자가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지역적 특성을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폭탄업체 명의상 대표는 국세청으로부터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고액의 부가세를 부과받게 됐고, 이를 체납한 경우 신용불량자가 되는 등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겪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세청과 긴밀히 협력해 지역사회에 만연한 국가 조세질서 교란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