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선물·현물 ETF 놓고 반복되는 '번복'에…투자자만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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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가상자산 ETF 상품을 놓고 증권업계에서 '번복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가상자산 선물 ETF와 현물 ETF 기초자산 차이를 몰랐겠느냐"며 "금융당국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가이드라인을 언급하고 나선 만큼, 증권사에서는 선물 ETF에 대해서도 눈치보기를 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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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도…한발 늦은 금융당국 소통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가상자산 ETF 상품을 놓고 증권업계에서 '번복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증권사의 과도한 눈치보기와 금융당국의 한발 늦은 소통에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12일 가상자산 선물 ETF의 신규 매수를 제한한다고 공지했다가 몇시간 만에 해당 공지를 삭제하고 거래를 재개했다.
지난 12일 KB증권이 거래를 중단시켰던 종목은 비트코인뿐 아니라 전체 가상자산 기초 ETF 23개였다. KB증권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기초로 하는 ETF에 대해 금융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기 전까지 가상자산 선물 ETF의 신규 매수를 제한하게 됐다"며 해당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의 매도 주문만 허용했다.
이는 전날 금융위원회에서 국내 증권사의 해외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를 두고 "자본시장법 위배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비트코인 선물 ETF의 경우, 현행 자본시장법 23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이와 연동해 운용되는 상품이다. 금융투자상품이 아닌 비트코인 자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와는 성격이 다르다.
이날 금융위원회 관계자도 "거래가 불가한 것은 비트코인 현물 ETF고, 선물 ETF는 거래가 가능하다"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 계약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KB증권은 해당 공지를 올린지 몇시간 만인 당일 오후 해당 공지를 삭제하고 거래를 재개했다.
이에 대해 KB증권 관계자는 "보수적 대응 차원으로 거래를 제한한 당일 몇시간 뒤에 재개했다"며 "(거래 재개에 대한) 별다른 공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를 놓고도 비슷한 번복 사태가 있었다.
지난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승인한 뒤 일부 국내 증권사에서도 지난 11일 발빠르게 해당 상품의 출시 공지를 올렸다.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도 해외주식처럼 국내 증권사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같은날 오후 금융투자업계에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 상품 발표를 보류해달라고 권고하면서 해당 공지가 삭제되고, 거래 보류 공지가 올라오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반복되는 이같은 '촌극'에 대해 KB증권이 당국 메시지를 과대해석한 탓이라는 지적과 함께, 에견된 상황에 대해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더 빠르게 제시됐어야 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언론과 업계는 미국의 비트코인 ETF 승인 여부를 놓고 시나리오별로 준비했지만 유독 당국만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가상자산 선물 ETF와 현물 ETF 기초자산 차이를 몰랐겠느냐"며 "금융당국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가이드라인을 언급하고 나선 만큼, 증권사에서는 선물 ETF에 대해서도 눈치보기를 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신규 매수를 선제적으로 막았던 KB증권뿐만이 아니라 하나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여러 증권사들에서도 타사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비트코인 선물 ETF 거래 중단 여부를 검토하는 등 진땀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는 지난 14일에야 참고자료를 통해 "해외 비트코인 선물 ETF는 현행처럼 거래되며 현재 이를 달리 규율할 계획이 없다"고 가상자산 선물 ETF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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