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불펜 투수들은 선발을 원할까 [SS집중분석]

문상열 2024. 1. 1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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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토론토 블루제이스 불펜 투수 조던 힉스(27)는 SF 자이언츠와 4년 4400만 달러 계약을 하면서 2024시즌 선발로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해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했을 때 만난 자리에서 "왜 선발을 고집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아시아 선수들이 많아 차별을 느끼지 못하겠지만 불펜이 있으면 너무 놀렸다. 팀이 위기에 몰리면 불펜 투수들이 상황에 상관없이 BK 몸 풀라고 비아냥대기 일쑤였다. 영어는 잘 안 되는데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선발 투수가 낫겠다 싶어 고집하게 된 것이다"라고 예전 상황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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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자이언츠와 4년 4400만 달러 계약하며 선발로 보직을 바꾼 조던 힉스는 투구이닝에 따라 인센티브로 200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전 토론토 블루제이스 불펜 투수 조던 힉스(27)는 SF 자이언츠와 4년 4400만 달러 계약을 하면서 2024시즌 선발로 나선다고 밝혔다.

프리에이전트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3년 3000만 달러 다년 계약한 레이날도 로페스(30)도 선발로 보직을 바꾼다고 발표했다. 로페스도 지난 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LA 에인절스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두 투수의 공통점은 빠른볼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160km대(100마일)의 강속구다.

이들의 선발 전환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이미 선발 투수로 활동한 적이 있다. 201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데뷔한 힉스는 김광현과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2020년 코로나 바리어스 팬데믹 때 옵트아웃으로 시즌을 포기하기도 했다.

마이너리그 초반 41경기 등판에 35경기가 선발이었다. 빅리그로 승격한 뒤에는 212경기에서 8경기 선발로 등판했다. 2022년 전반기 때다. 8경기 동안 딱 1경기 5이닝을 투구했다. 평균 3.1이닝에 62개 투구에 성적은 4패 평균자책점 5.47이다. 불펜 투수로 11승17패 32세이브 3.65와는 큰 차이가 난다.

2016년에 데뷔한 로페스는 MLB 무대에서 241경기에 97경기가 선발이었다. 불펜 투수로는 주로 셋업맨 역할을 해 통산 6세이브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3년 3000만 달러에 계약한 레이날도 로페스도 불펜 투수에서 선발로 2024시즌을 맞는다. AP연합뉴스


선발 투수로 515.1이닝을 투구했다. 25승37패 4.73, 불펜 투수로는 164.1이닝 14승12패 6세이브 3.01이다.

힉스와 로페스 나란히 불펜 투수로 투구 내용이 좋다. 이런 기록으로 감독들은 선발보다는 불펜 투수로 활용도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투수 입장에서는 선발이 좋다. 매경기 불펜 대기가 없고 5일마다 등판하면 되기 때문이다.

MLB에는 불펜 투수가 선발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잠수한 투수로 이름을 떨친 김병현도 이 케이스다. 김병현이 불펜 투수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 것은 2003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트레이드된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이다.

2005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40경기 가운데 22경기 선발로 나섰고 2006년에는 풀타임 선발로 27경기 출장했다.

MLB 9년 통산 불펜 307경기, 선발 87경기다. 불펜으로 365이닝을 투구해 29승25패 3.58, 선발로는 476이닝을 던져 25승35패 5.07의 기록을 남겼다. 힉스 로페스, 김병현 나란히 불펜으로 투구 내용이 좋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잠수함 투수 김병현은 불펜 투수에서 선발로 방향을 전환했다. 사진은 지난 9월 다저스타디움 방문 때 옛 동료이자 전 KIA 감독 맷 윌리엄스를 만나 곤손하게 인사하고 있는 김병현. 사진=문상열전문기자.


김병현이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데는 문화적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지난해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했을 때 만난 자리에서 “왜 선발을 고집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아시아 선수들이 많아 차별을 느끼지 못하겠지만 불펜이 있으면 너무 놀렸다. 팀이 위기에 몰리면 불펜 투수들이 상황에 상관없이 BK 몸 풀라고 비아냥대기 일쑤였다. 영어는 잘 안 되는데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선발 투수가 낫겠다 싶어 고집하게 된 것이다”라고 예전 상황을 털어놓았다.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레전드도 선발에서 불펜을 오간 경우도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존 스몰츠는 선발에서 불펜, 다시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 MLB 사상 선발 200승(209) 이상 마무리로 150세이브(154)를 작성한 유일한 투수다.

데니스 에커슬리는 선발 투수에서 마무리로 변신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과 MVP(1992년)까지 동시 수상했다. 통산 197승171패 390세이브 평균자책점 3.50으로 명전에 가입했다.

힉스는 선발로 나서 투구 이닝에 따라 인센티브 200만 달러를 챙길 수 있다. 2024년 힉스와 로페스 두 보직을 바꾸는 선발 투수의 활약이 기대된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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