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 나오지 않을까요?" 캠프 2주도 안 남았다…곧 만나는 '두산 & 홍건희' 재결합 가능할까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좋은 소식이 나오지 않을까요?"
두산 베어스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창단 42주년 기념식을 갖고 2024시즌의 시작을 알렸다. 사령탑으로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이승엽 감독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홍건희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구단이 반드시 잡아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금은 1월 말부터 진행되는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시간. 선수들은 최적의 몸 상태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예열하고, 구단은 새로운 시즌을 위해 서서히 전력 구성을 마치는 시기다. 당연히 사령탑 또한 프런트가 만들어 놓은 선수단을 바탕으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이 아직까지 보직을 확정하지 못한 자리가 있다. 바로 '뒷문'이다.
이승엽 감독이 여전히 고심하고 있는 이유는 홍건희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KIA 타이거즈 선택을 받은 홍건희는 2020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KIA에서 오랜 기간 몸담은 것에 비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남기지 못했던 홍건희의 잠재력은 두산으로 이적한 뒤 그야말로 대폭발했다.
2020년 KIA에서 10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던 홍건희는 유니폼을 바꿔입은 뒤 50경기에서 3승 4패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하는 등 60경기에 나서 3승 4패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98로 활약하더니 이듬해부터 '필승조'의 중책을 완벽히 소화했다. 좋은 흐름은 이듬해에도 이어졌고, 홍건희는 두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거듭났다.
홍건희는 두산에서 맞은 두 번째 시즌인 2021년 65경기에 등판해 무려 74⅓이닝을 먹어치우며 데뷔 이후 세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그해 6승 6패 17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78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물론 업·다운이 있었으나, 홍건희는 2022년에는 본격 뒷문을 책임지는 등 2승 9패 9홀드 18세이브 평균자책점 3.48, 지난해 1승 5패 5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3.06으로 펄펄 날았다.
두산으로 이적한 뒤 잠재력이 만개한 홍건희는 2023시즌이 종료된 후 첫 FA 자격을 손에 넣었는데, 각 구단들이 스프링캠프 출국을 약 2주 앞둔 가운데 아직도 행선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홍건희의 잔류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지만,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여러 사정들로 인해 지금까지 두산과 홍건희가 만남을 가진 것은 두 차례에 불과하다. 두산을 제외한 타구단들 또한 홍건희의 영입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모양새는 아니다.
일단 두산 입장에서는 홍건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지난해 두산이 포스트시즌 무대로 돌아가는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승엽 감독이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것이 불펜 과부하였다. 지난해 정철원을 비롯해 김명신 등 특정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이닝이 쏠렸던 까닭이다. 물론 이 배경에는 기대했던 것과 달리 타선이 터지지 않는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몇몇 선수들에게 많은 역할이 맡겨진 것은 사실이다.
어린 유망주들이 혜성처럼 '깜짝' 등장할 수도 있지만, 투수 파트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홍건희가 다른 구단으로 떠나게 된다면 이는 두산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스프링캠프로 떠나기 전 홍건희와 계약을 마무리 짓는 것. 일단 이승엽 감독은 아직까지 투수들의 보직을 결정하지 않았다. 여전히 프런트가 홍건희를 잡아줄 것이라고 믿고 있고, 경쟁을 통해 선수들의 보직은 언제든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 감독은 15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홍건희에 대한 질문에 "좋은 소식이 나오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한 뒤 "구단에서 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지난해 마무리가 홍건희에서 정철원으로 바뀌었지만, 아직 마무리에 대해서는 조웅천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금 보직을 결정하기보다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보면서 결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단 두산과 홍건희는 조만간 다시 한번 만남을 가질 계획이다. 홍건희를 두고 타구단의 움직임은 크지 않고, 두산도 홍건희의 잔류를 희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이견 차를 좁히고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손을 맞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