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인에 청교도주의 삶 요구”…이선균·김민희 언급한 佛 매체

김자아 기자 2024. 1. 16. 07: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우 고(故) 이선균씨 영정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프랑스의 유력 신문이 배우 고(故) 이선균의 사망 사건을 조명하면서 한국 사회에 대해 “일종의 청교도주의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공인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14일(현지시각)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선균의 사망 소식을 자세히 다뤘다.

사망 전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그가 억울함을 호소했고, 마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음에도 경찰 조사 때마다 언론의 집중적인 취재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리베라시옹은 한국 사회에서 이런 일이 오랫동안 누적돼 왔다고 짚었다. 특히 이선균에 앞서 가수 문빈, 박원순 전 서울시장,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이런 축적은 한국 사회와 유명인의 관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성균관대에서 프랑스 영화사 등을 가르치는 앙투안 코폴라 교수는 리베라시옹에 “프랑스인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한국에서) 공인은 오래전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무를 갖고 있다”며 “공적인 것은 모두 사회 도그마(독단적 신념·교리·학설 등)에 부합해야 한다는, 일종의 청교도주의가 존재한다”고 했다.

이에 매체는 코폴라 교수의 설명으로 비춰볼 때 마약 복용 혐의와 유흥주점 출입으로 조사받은 이선균이 겪은 불명예가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프랑스 파리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열린 ‘홍상수 감독 전작 회고전’에서 개막작 ‘소설가의 영화’ 상영 전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무대에 올랐다./뉴스1

한국 사회에서 공인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으로 인해 이미 많은 영화인의 경력이 단절됐다고도 했다.

대표적인 예로 배우 김민희를 들었다. 김민희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가 유부남인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이 터진 이후로는 홍 감독 영화에만 출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매체는 한국 문화예술계가 경찰과 언론의 압박을 규탄하는 움직임도 함께 보도했다. 이들은 최근 “이선균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매체는 “그의 죽음을 계기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등 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고인의 이름으로 예술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며 “이 죽음은 많은 이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했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성명서 발표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