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인에 청교도주의 삶 요구”…이선균·김민희 언급한 佛 매체
프랑스의 유력 신문이 배우 고(故) 이선균의 사망 사건을 조명하면서 한국 사회에 대해 “일종의 청교도주의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공인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14일(현지시각)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선균의 사망 소식을 자세히 다뤘다.
사망 전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그가 억울함을 호소했고, 마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음에도 경찰 조사 때마다 언론의 집중적인 취재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리베라시옹은 한국 사회에서 이런 일이 오랫동안 누적돼 왔다고 짚었다. 특히 이선균에 앞서 가수 문빈, 박원순 전 서울시장,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이런 축적은 한국 사회와 유명인의 관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성균관대에서 프랑스 영화사 등을 가르치는 앙투안 코폴라 교수는 리베라시옹에 “프랑스인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한국에서) 공인은 오래전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무를 갖고 있다”며 “공적인 것은 모두 사회 도그마(독단적 신념·교리·학설 등)에 부합해야 한다는, 일종의 청교도주의가 존재한다”고 했다.
이에 매체는 코폴라 교수의 설명으로 비춰볼 때 마약 복용 혐의와 유흥주점 출입으로 조사받은 이선균이 겪은 불명예가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 사회에서 공인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으로 인해 이미 많은 영화인의 경력이 단절됐다고도 했다.
대표적인 예로 배우 김민희를 들었다. 김민희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가 유부남인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이 터진 이후로는 홍 감독 영화에만 출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매체는 한국 문화예술계가 경찰과 언론의 압박을 규탄하는 움직임도 함께 보도했다. 이들은 최근 “이선균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매체는 “그의 죽음을 계기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등 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고인의 이름으로 예술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며 “이 죽음은 많은 이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Korea’s defense industry now proposes new approaches we can learn from,” says Lockheed Martin
- “우크라전 조력자 中에 반격”...나토 항모들, 美 공백 메우러 아·태로
- 무릎 부상 장기화된 조규성, 오랜만에 전한 근황
- 박성한 역전적시타… 한국, 프리미어12 도미니카에 9대6 역전승
- “한국에서 살래요” OECD 이민증가율 2위, 그 이유는
- 연세대, ‘문제 유출 논술 합격자 발표 중지’ 가처분 결정에 이의신청
- ‘정답소녀’ 김수정,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서명…연예인 첫 공개 지지
- “이 음악 찾는데 두 달 걸렸다” 오징어게임 OST로 2등 거머쥔 피겨 선수
- “이재명 구속” vs “윤석열 퇴진”… 주말 도심서 집회로 맞붙은 보수단체·야당
- 수능 포기한 18살 소녀, 아픈 아빠 곁에서 지켜낸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