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대성산업 오너 김영대의 후계승계 ‘미궁’
계열 중추 대성산업 31.9% 1대주주 건재
3세 의한·신한 0.38%…경영 승계도 ‘잠잠’
가업 대(代)물림은 경영승계도 중요하지만 지분승계는 더욱 허투루할 수 없다. 후계승계 준비성에 관한 한, 중견 에너지그룹 대성산업은 묘한 구석이 있다. 오너 김영대(82) 회장의 오너십은 산수(傘壽·8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지금껏 확고부동하다. 3대 승계는 ‘미궁’이다.
모태 대성산업 자연스레 장남 몫
김 회장은 서울대 법학과,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출신이다. 부친 고(故) 김수근 대성(大成) 창업주의 부름을 받고 가업에 발을 들인 때는 1970년, 28살 때다. 대성산업에 입사한 게 이 때다.
경영 입문 30년만인 2000년 10월 대성산업 대표이사 회장에 오르며 마침내 2대 경영자로서 자립했다. 창업주가 아들 3형제에게 대성산업, 서울도시가스, 대구도시가스(현 대성에너지) 주력 3개사를 분할경영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모태기업이 자연스럽게 장자 몫으로 주어졌다.
현재 대성산업 계열은 석유가스, 전력발전, 에너지, 기계 등의 사업영역에서 18개 계열사를 둔 중견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총자산 1조7700억원(최상위 지배회사 대성산업㈜ 연결기준·작년 9월 말)에 2022년 매출은 1조8700억원이다.
대성산업이 주력사이자 계열 지주회사격이다. 국내 2위 정유사인 GS칼텍스의 최대 일반대리점이다. 서울, 경기, 충청, 대구, 경남지역을 공급권역으로 전국에 주유소 37개, LPG충전소 19개를 운영 중이다. 전체 계열 매출의 47%(2022년 기준)를 차지한다.
대성산업 아래 디에스파워(LNG열병합발전소)와 대성셀틱에너시스(보일러), 대성히트에너시스(히트펌프), 대성나찌유압공업(유압기기), 대성계전(가스계량기) 등 주요 사업 계열사를 비롯한 14개사가 포진한다. 대성산업 소유지분이 곧 계열 전체의 장악력이라는 뜻이다.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주식증여
김 회장의 오너십은 강력하다. 15개사로 이뤄진 계열 지배구조의 중추 대성산업의 단일 1대주주다. 직접 31.91%의 지분을 소유 중이다. 다른 계열 주식은 거의 없다. 대성산업㈜에 ‘올인(all-in)’하고 있다. 한 때는 46.81%나 보유했다.
‘[거버넌스워치] 대성산업 ①편’에서 얘기한대로, 2001년 2월 창업주 작고 후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아들 3형제가 계열분할에 최종 합의한 게 석 달 뒤인 5월. 김 회장이 대성산업의 형제간 지분 정리를 마친 때는 2006년 5월이다. 첫째동생 김영민(79) 회장의 서울도시가스가 주식을 털고 나간 게 이 무렵이다.
2010년 6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모태 대성산업을 대성합동지주(존속)와 석유․건설 사업부문 대성산업(신설)으로 인적분할했다. 김 회장의 지분도 각각 28.28%로 나눠졌고, 이어 자회사 대성산업 주식을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대성합동지주로 갈아탔다. 김 회장의 46.81%는 당시 갖고 있던 지주 지분이다.
2017년 8월 지주사가 돌연 자회사 대성산업에 흡수통합된다. 후속편에서 이유를 상세히 얘기하겠지만, 어찌됐든 이를 계기로 31.59%로 낮아졌다. 지금의 31.91%는 이후 2022년 8월까지 틈틈이 추가로 사들여 보강한 지분이다. 반면 오너 3세들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김 회장은 부인 차정현(75) 대성아트센터 이사와의 사이에 아들 셋을 뒀다. ‘한(韓)’자 돌림 ‘정·인·신’ 3형제다. 현재 대성산업 주식을 소유한 이는 차남 김인한(51)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3남 김신한(49) 대성산업 사장이다.
형제의 지분이라고 해봐야 각각 0.38%가 전부다. 부친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거나 넘겨받은 적도 없다. 뒤집어 말하면, 대성산업의 경우 대물림의 한 축 지분 승계가 거의 진척이 없다는 예기다.
이밖에 부인 차 이사(0.75%)를 비롯해 김영훈(72) 대성홀딩스 회장과 두 여동생 김영주(76) 대성그룹 부회장·김정주(75) 대성홀딩스 부회장(0.06%~1.10%), 가족사 대성지주(0.05%)·에이원(0.06%) 2곳이 현재 대성산업 주식을 보유한 특수관계인의 면면이다.
경영일선에 찾아볼 수 없는 3세들…무슨 일?
대성산업의 더딘 후계승계는 경영구조라고 예외가 아니다. ‘온리 원(Only One)’ 절대권력자 김 회장은 왕성하게 경영 활동을 하고 있고, 그 그림자에 3세들은 가려져 있다. 주요 계열사 이사진의 면면이 좋은 예다.
즉, 김 회장은 대성산업을 비롯해 4개사에 전문경영인과 함께 공동대표에 앉아 있다. 사내이사직을 가진 계열사도 5곳이나 된다. 반면 대성산업은 물론 디에스파워, 대성셀틱에너시스, 대성히트에너시스, 대성나찌유압공업, 대성계전 등 주요 사업 계열에서 대표는커녕 이사진 명단에서조차 3세 이름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되레 김 회장의 부인이 더 존재감을 갖는다. 차 이사는 서울대 음대 출신으로 평택대 교수를 지냈다. 지금은 대성아트센터 이사 외에도 대성산업 9명의 이사진 중 한 명(비상무이사)이다. 대성계전, 대성씨앤에스, 대성히트에너시스 등도 마찬가지다.
원래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김 회장 또한 일찌감치 음으로 양으로 후계승계에 공을 들였다. 2000년대 중반 대성산업을 강타한 디큐브시티 ‘쓰나미’가 후계구도마저 쓸어가 버렸다. (▶ [거버넌스워치] 대성산업 ③편으로 계속)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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