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피격때 부하 구조한 대위, 13년 만에 부활한 신형 천안함 함장 취임[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4. 1.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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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뒤 작전관→함장 박연수 중령
배 이탈 후도 실종자 수색한 동료애
北폭침 13년 만에 최신함으로 부활
작전수행 위해 한 달 빨리 실전배치
해군의 신형 호위함 천안함(FFG-Ⅱ·2800t급). 사진 제공=해군
[서울경제]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천안함에서 작전관(대위)으로 근무하던 박연수 중령이 신형 천안함의 차기 함장으로 취임한다. 14년 만에 대위에서 중령으로 진급해 북한의 피격으로 동료들이 전사하는 아픔을 겪었던 천암함의 수장으로 돌아와 진두지휘하게 된 것이다.

해군에 따르면 박 중령은 지난해 말 해군 장교보직심사위원회를 거쳐 천안함장으로 최종 선발됐다. 이르면 다음주 함장으로 정식 취임한다. 해군은 박 중령이 천안함에 근무했던 만큼 상징성이 있고, 임무 수행을 더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최원일 당시 천안함 함장이 박 중령의 함장 취임을 축하하며 피격 당시를 회상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최 전 함장에 따르면 당시 대위였던 박 중령은 배가 직각으로 기운 상황에서 함교 당직자 7명 전원을 외부로 빠져나가도록 도왔다. 함정에서 이탈한 후에도 실종자 수색에 지속적으로 나서 용감함과 동료애를 보였다고 한다. 그는 그러면서 박 중령에게 ”서해에 뿌려진 전우들의 눈물 잊지 말고 굳건히 이 나라 이 바다를 지켜주길 바란다”고 했다.

해군의 신형 호위함 천안함(FFG-Ⅱ·2800t급)이 지난해 12월 23일 해군 2함대사령부에 입항하고 있다.지난 2010년 북한 잠수정의 어뢰에 맞아 침몰했던 천안함은 13년 만에 최신 호위함으로 부활해 이날부터 서해수호 임무를 수행한다. 사진 제공=해군

박 중령이 함장으로 취임하는 신형 천안함은 2800t급 호위함이다. 지난 2010년 북한 잠수정의 어뢰에 맞아 침몰했던 천안함이 13년 만에 최신 호위함으로 부활해 서해 바다로 돌아왔다.

해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3일 신형 호위함 천안함(FFG-Ⅱ)은 해군 2함대사령부에 작전배치됐다. 지난해 5월 해군에 인도된 천안함은 7개월 동안 함정성능 확인, 작전수행능력 평가, 전투력 종합평가 등을 거쳐 이날부터 서해수호 임무 수행에 들어갔다.

구형 천안함은 배수량 1000t의 초계함이었다. 하지만 신형 천안함은 2800t급 호위함으로 함급이 한 단계 올라갔다. 길이 122m, 폭 14m, 높이 35m, 최고 속력 30노트(시속 55㎞)로 해상작전헬기 1대를 탑재할 수 있다. 5인치 함포, 함대함유도탄, 함대지유도탄, 장거리 대잠어뢰, 유도탄방어유도탄 등의 무장을 탑재했다.

또 선체고정음탐기(HMS)는 물론 과거 천안함에는 없었던 예인선배열음탐기(TASS)를 탑재해 원거리에서도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

해군의 최신형 호위함 천안함(FFG-Ⅱ, 맨 앞)과 을지문덕함(DDH-Ⅰ, 앞에서 두 번째) 등 함정들이 지난 3일 서해상에서 새해 첫 해상 사격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

신형 천안함은 당초 지난해 6월 취역해 올해 1~2월 작전 배치될 예정이었으나, 빠른 작전 임무 수행을 위해 각 일정을 한 달가량 앞당겼다. 북한 김정은이 9·19 남북 군사합의를 무시하고 체결 1년여 만인 2019년 11월 서해 창린도 부대를 찾아 해안포 사격을 지시하는 등 서해안 긴장감을 고조시킨 탓이다. 김정은은 지난 8월 딸 주애를 데리고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적을 제압할 것”을 주문하는 등 해상 도발 의지도 드러냈다.

신형 천안함은 7개월간 고강도 교육 훈련·작전 수행 평가 등을 거쳐 서해 수호 임무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19~20일에는 적의 동시다발적 도발 상황을 가정한 종합전투훈련도 실시했다.

무장은 5인치 함포와 20㎜ 팔랑스(Phalanx), 함대함유도탄, 한국형수직발사체계(KVLS)로 발사하는 함대지유도탄, 장거리 대잠수함 어뢰, 유도탄방어유도탄 등을 탑재했다. ‘3·26 기관총’도 2정 탑재됐다. 3·26 기관총은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가 유족 보상금 1억원과 기부된 성금 등 총 1억898만8000원에 군 예산을 더해 제작한 총 18정의 K-6 기관총을 의미한다.

여기에 선체고정음탐기(HMS)는 물론 과거 천안함에는 없었던 예인선배열음탐기(TASS)도 탑재해 원거리에서도 잠수함을 탐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추진 전동기와 가스 터빈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추진 체계’를 탑재해 대잠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해군의 신형 호위함 천안함(FFG-II)이 지난해 12월 23일 서해수호를 위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해군 2함대사령부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

구형 천안함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남서쪽 약 1㎞ 지점에서 북한 잠수정의 어뢰에 공격당해 침몰했다. 이 공격으로 천안함 승조원 46명이 전사했다. 수색 작전에 투입된 한주호 준위도 순직했다. 이 같은 상징성을 기념하기 위해 함정 내에 당시 천안함의 승무원으로서 전사한 46용사를 기리고자 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역사관이 조성됐다.

구형 천안함에서 근무했던 류지욱 중사도 새 천안함에서 통신 부사관으로 근무한다. 류 중사는 “최신예 호위함으로 부활한 천안함에 승함해서 2함대에 입항하니 하늘에서 바다를 지키고 있는 46명 전우의 곁으로 다시 돌아온 것 같다”며 “13년 전 완벽한 서해수호를 위해 다짐했던 순간을 가슴에 담고 적이 도발하면 반드시 응징해 전우들의 명예를 사수하겠다”고 말했다.

신예 호위함으로 새롭게 부활한 천안함(FFG-Ⅱ)이 지난 3일 새해 해상 사격 훈련에 처음으로 동참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천안함은 2함대 소속의 3200t급 을지문덕함(DDH-Ⅰ)과 450t급 한상국함(PKG)을 비롯한 함정 5척, 항공기 1대와 함께 실사격 훈련, 전술 기동 훈련 등을 소화했다.

해군 관계자는 “동·서·남해 전역에서 실전 기반의 강도 높은 새해 첫 함포 사격 훈련과 해상 기동 훈련을 일제히 실시했고 신형 천안함이 참여했다”며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 계속되는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적이 도발할 경우 강력하게 응징하겠다는 의지와 군사 대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13년만에 부활에 천안함으로서는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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