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없이왕'이라니?, 이젠 손흥민 있어도 '이강인 왕'이다[스한 이슈人]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손흥민이 부재중일 때마다 대표팀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며 한국 축구의 차세대 에이스임을 증명했던 이강인. 하지만 이날 바레인전에서는 동시 출격한 손흥민보다 훨씬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손흥민 있어도 이강인이 왕'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게 만들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1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8시 30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1차전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이강인의 멀티골로 3-1로 승리했다.

1960년 아시안컵 우승 이후 64년만에 정상을 노리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바레인전을 시작으로 20일에는 요르단, 25일에는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경기를 펼친다. 바레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6위로 23위인 한국과 격차가 큰 팀이었다.

전반 38분 한국 공격 상황에서 이재성이 왼쪽에서 낮은 컷백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 맞고 살짝 굴절된 것을 박스 안 정면에서 황인범이 정확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선제골을 가져갔다.

하지만 후반 6분 한국은 동점을 허용했다. 바레인의 모하메드 말훈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며 높은 2대1 패스를 받아 박스 안에서 슈팅한 것이 수비수 정승현 맞고 옆으로 흘렀고 하필 압둘라 알 하샤시 앞에 떨어져 페널티 스폿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 골망을 갈랐다.

1-1 충격의 동점 허용이었지만 한국에는 이강인이 있었다. 후반 11분 왼쪽에서 김민재가 중앙으로 내준 패스를 이어받은 이강인이 골대와 약 25m 떨어진 중앙 지점에서 과감한 왼발 중거리슈팅을 때렸고 절묘한 궤적을 그리고 골대 맞고 골이 됐다. 2-1.

후반 23분에는 왼쪽에서부터 손흥민-황인범이 이어준 패스를 잡은 이강인이 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접어놓고 왼발 슈팅으로 쐐기골까지 만들어 한국이 3-1로 승리했다.

이강인은 6월 페루전, 10월 튀니지전 등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진 A매치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며 빛났다. 대표팀에서 '손흥민 없으면 이강인이 왕'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보여준 것.

하지만 이날 이강인은 손흥민과 함께 선발로 나섰음에도 더욱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좌우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적극적인 돌파를 시도했고, 한국의 승리를 이끄는 결정적인 멀티골을 쏘아올렸다. 이날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낸 손흥민에 대비되는 활약. 물론 손흥민이 대표팀의 주장이자 에이스로서 상대 수비의 견제를 많이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강인 역시 상대방을 유인하고 드리블로 탈압박하는 특성상 만만치 않은 견제를 받는다.

이강인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다른 선수들의 좋은 패스와 움직임으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흥민이 형을 포함한 여러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점을 배우고 있다"고 겸손함까지 드러냈다.

물론 이 한 경기로 이강인이 손흥민을 능가했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손흥민과 동반 출격한 경기에서도 화려하게 빛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이강인이었다.

-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