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투자 길잡이’...베스트 애널리스트는 누구? [2023 하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2024. 1. 1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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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1440명의 펀드매니저가 뽑은 2023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여의도 증권가 야경./한국경제

투자자들에게 가장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해낸 애널리스트는 누구일까. 한경비즈니스는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최고의 활약을 펼친 애널리스트들을 편드매니저들에게 직접 묻는다.

그 결과가 담긴 ‘2023 하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조사에서는 개인 29명(2관왕 4명)과 팀 2곳(스몰캡·ESG)이 1위를 차지했다.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깊이 있는 분석을 앞세워 자신이 담당하는 산업의 맥을 정확히 짚어낸 주인공들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2관왕’이 4명이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가 주력인 음식료·담배에 이어 유통에서도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올랐고,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도 은행·신용카드에서 지주회사까지 베스트를 추가로 달았다. 앞선 조사에서 미디어·광고 부문 1위 자리를 이기훈 하나증권 애널리스트에게 내줬던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평가에서 엔터테인먼트·레저까지 처음으로 가져오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전규연 하나증권 애널리스트(원자재 1위) 등 7명은 묵묵히 활약을 이어온 끝에 마침내 실력을 인정받으며 최초로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됐다. 

리서치센터별로 보면 가장 많은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나온 곳은 하나증권이다. 10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메리츠증권이 8개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여성 애널리스트들의 대약진도 관전 포인트다. 직전 조사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 중 여성은 하누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한 명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5명(2관왕 포함)으로 크게 늘었다.






김동원 KB증권
반도체·디스플레이 및 전기전자·가전


삼성·SK·LG 등 한국 대표 기업들이 모두 속한 반도체·디스플레이와 전기전자·가전 부문은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 있게 들여다보는 섹터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사에서도 이 두 개 부문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으며 ‘2관왕’이 됐다. 그는 반도체 수요의 60%를 차지하는 PC·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선호주는 삼성전자다. 지난해 적자였던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경우 올해 12조원의 흑자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2차전지


2차전지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매일 수많은 보고서들이 쏟아진다. 이 중에서도 김현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는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펀드매니저들은 2차전지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그를 선택했다. 올해 업계 전망에 대해 김 애널리스트는 “관련 기업들의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안 도입 연기 등 전기차 성장을 이끌 각국의 정책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이유다. 2차전지가 핵심 부품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통신


정지수 애널리스트는 올해 통신 부문 2연패를 달성했다. 그는 올해 통신업종의 외형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안정적인 이익 성장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5G 서비스가 성숙기에 접어들어 상용화 초기와 같은 실적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5G 인프라 투자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축소되면서 영업비용은 줄었기 때문이다. 또 향후 통신업종의 미래는 ‘비통신 사업’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클라우드, 부동산, 콘텐츠 등 비통신 사업 비중이 가장 높은 KT를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다만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통신비 인하와 같은 규제 리스크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총선 이후 규제 리스크 해소에 따른 주가 반등을 예상하며 매매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스마트폰·통신장비


스마트폰·통신장비 ‘단골 베스트’인 김록호 애널리스트는 올해 지난 2년보다는 긍정적인 업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 유럽처럼 기저 효과가 나와야 하는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하는 데이터가 확인됐고 온디바이스 AI, 아이패드 OLED 탑재 등 신규 수요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는 대형주 선호주로 삼성전기를 꼽았다. 가장 중요한 전방산업인 스마트폰 회복, 주력 사업인 MLCC 턴어라운드, 온디바이스 AI 관련 중장기적 패키지기판 수혜 등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회복 기조가 확인된 점도 삼성전기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인터넷·소프트웨어


인터넷·소프트웨어 1위에 오른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솔직한 보고서’가 강점으로 꼽힌다. 기업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거나 부정적 이슈들이 생겨나면 신속히 이런 내용들을 담은 보고서를 펴내며 ‘투자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는 올해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의 점유율 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숏폼과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며 “팬덤 기반의 수익 모델을 가진 아프리카TV를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엔터테인먼트·레저(최초), 미디어·광고(탈환/2관왕)


지인해 애널리스트는 2관왕에 올랐다. 그가 담당하는 엔터테인먼트·레저, 미디어·광고 모두 무형자산을 기초로 한다. 시장에서 들여다보고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적기 때문에 무엇보다 애널리스트의 인사이트가 중요한 섹터다. 2023년 잘나가던 엔터주는 4분기에 급락했다. 이에 따라 한국 엔터산업 성장의 한계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지만 지 애널리스트는 데이터가 우려를 해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주요 엔터 4사 판매량은 또다시 1000만 장을 넘겨 역대 레코드 하이에 가까웠고 관세청을 통해 발표된 중국 앨범 수출액은 11월 다시 부활했다”며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향 앨범 수출 금액이 8%에 불과할 정도로 펀더멘털이 매우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엔터사 전반에 걸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다만 레저업종은 선별적 투자를 권고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유통(최초), 음식료·담배(2관왕)


2016년부터 매년 음식료·담배 부문 ‘베스트’에 올랐던 김정욱 애널리스트는 올해 ‘유통 베스트’까지 꿰찼다. 그는 2024년 상반기 실물경기는 금융시장과 별개로 불황형 소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극화와 소비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지난해와 같은 소비활동을 이어가는 계층과 탈락하는 계층이 나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음식료 섹터에서 담배·가공식품을 유망 카테고리로 찍었다. 담배는 가격·세금 인상과 해외성장, 가공식품은 국내 수량 회복 및 미주 시장의 성과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음식료 섹터에서는 KT&G와 CJ제일제당을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유통 섹터는 채널 측면에서 양극화 수혜가 예상되는 편의점과 백화점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운송


운송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오른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핵심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요약한 보고서를 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올해 상반기 주목하는 것은 항공산업이다. 해외여행 수요가 몰리고 있는데 국제선 항공편은 2019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는 이유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런 흐름에 따라 운임 강세는 길어질 것이며 여기에 더해 최근 항공유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며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강승건 KB증권
증권·보험·기타 금융


지난해 금융업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은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혼란스러운 글로벌 정세뿐 아니라 시장에 새 규제들이 등장하며 증시 등 금융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도 급변해서다. 이런 가운데에도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정확한 맥을 짚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증권·보험·기타 금융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됐다. 그는 올해 상반기 전망에 대해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등에 따른 충당금 이슈가 확대될 것”이라며 “증권업종의 이익이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은행·신용카드 및 지주회사(2관왕)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는 은행·신용카드 1위를 지킨 것을 넘어 처음 지주회사 베스트 애널리스트까지 등극했다. 두 개 부문을 석권하며 첫 2관왕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그는 올해 상반기 주요 은행들에 대해 “PF대출에 대한 보수적인 충당금, 상생금융 비용 등이 이미 지난해 실적에 반영됐다”며 “악재를 턴 만큼 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지주회사 중에서는 CJ를 톱픽으로 꼽았다. 중국의 한한령 해제로 CJ올리브영, CJ ENM 등 자회사들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는 이유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유틸리티(최초)


새로운 실력자의 등장이다. 올해로 5년 차에 불과한 문경원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가 유틸리티에서 처음으로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됐다. 그가 지난해 10월 펴낸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에너지도 테크다’라는 이름의 보고서는 시장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그는 올해 유틸리티 내에서도 원전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애널리스트는 “‘체코 프로젝트’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등 원전 산업에 굵직한 이벤트들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선호주로는 두산에너빌리티를 꼽았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자동차·타이어


김준성 애널리스트는 올해 자동차 업종의 하향세를 전망했다. 그는 업종 대표주인 현대차·기아의 기업가치 평가를 기준으로 근거를 제시했다. 현대차·기아의 재고와 인센티브 부담이 높아지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고 지난 2년간 기업이 호실적을 냈음에도 주가의 하향 정체 국면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에서의 부진과 미국 시장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것 또한 현대차·기아에 대한 전망을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가 꼽은 선호주는 현대모비스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영업이익의 97%가 사후서비스(AS)에서 나온다. 그는 2024년에도 현대모비스의 실적 안정성이 유지되며, 완성차 및 일반 부품 업체들 대비 더 높은 상대주가 수익률 실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최광식 다올증권
조선·중공업·기계


최광식 애널리스트는 조선·중공업·기계 4연패를 달성했다. 그는 올해 조선업이 기저효과에 더해 가스선과 탱커의 호황 등으로 편안한 영업환경에 놓였다고 판단했다. 2022년부터 수주한 고가물량 건조가 2023년에 33%에서 2024년에 80% 이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가 3년치 일감을 확보한 만큼 수주와 함께 이익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의 선호주는 HD현대중공업이다. 방위산업은 2022년에 따낸 수출 계약 18조원의 양산 납품이 2024년부터 크게 늘어나면서 이익 증가 사이클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방위 업종 선호주로는 가장 빨리, 가장 높게 실적이 턴어라운드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추천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제약·바이오(탈환)


제약·바이오에서도 1위가 바뀌었다.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가 ‘라이벌’ 박병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를 제치고 베스트 타이틀을 되찾았다. 허 애널리스트는 올해 업계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국산 의약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건수가 크게 늘어난 점을 호재로 꼽았다. 허 애널리스트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매년 평균1~2개 의약품에 대한 FDA 승인을 받았으나 올해는 휴젤, HLB 등 4~5개 기업이 FDA 승인을 받을 전망”이라며 “우호적 투자환경이 예상된다”고 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석유화학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윤재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가 석유화학 부문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윤 애널리스트는 2016년 상반기 첫 석유화학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된 이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그는 여전히 부지런하다. 경력이 15년 넘은 현재도 매주 일요일마다 석유화학 종목의 매수 및 매도 타이밍을 예상하는 보고서를 펴내고 있다. 윤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 전망에 대해 “인도를 중심으로 원유 수입 증가세가 이어지며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생활소비재(화장품, 의류 등)·교육


하누리 애널리스트는 2019년부터 매년 빠지지 않고 ‘베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올해 화장품 업종의 구조적 성장을 예견했다. 멀티 브랜드숍의 저가 화장품이 강세를 띠면서 한국 화장품 산업 구조는 100% B2B로 재편되고, 제조사의 낙수효과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ODM(제조사개발생산)사에 대한 바스켓 매수를 추천했다. 의류 업종은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주 무대인 한국과 중국 모두 소비력이 약화했기 때문이다. 브랜드력이 주효한 의류재 특성상 수입 브랜드로 수요가 쏠린 탓도 있다. 의류 업종 최선호주는 ‘내수 강자’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을 꼽았다.

박성봉 하나증권
철강·금속


철강·금속은 불확실한 수요와 공급으로 인해 가격이 수시로 가격이 변한다. 이런 특징을 가진 철강·금속 부문에서 박성봉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업황의 변곡점을 가장 잘 집어내는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해 철강 산업은 내수부진, 중국산 수입가격 하락 등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최근 중국 정부가 내놓은 강도 높은 부동산 부양책에 따라 인프라 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이 영향으로 철강업체들의 실적 역시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했다.

장문준 KB증권
건설·건자재(탈환)


“혼란과 무관심 속에서 알파 찾기.” 장문준 애널리스트는 올해 증시에서는 업종보다 뚜렷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혼란 속에도 차별화된 이익 성장 사이클을 만들 기업, 우발부채가 적어 성장 가시성이 높은 기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HDC현대산업개발과 DL이앤씨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장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사에서 건설·건자재 1위를 되찾았다. 다년간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올랐던 그의 강점은 현장에서 쌓은 경험이다. 장 애널리스트는 증권가에 들어서기 전 건설사에서 8년간 몸담았다.

신한투자증권 혁신성장팀
스몰캡



신한투자증권 혁신성장팀은 숫자로 성장이 증명되는 테마를 제시하며 스몰캡 1위에 올랐다. 혁신성장팀은 올해 금리인하 기대 등 매크로 투자 환경 변화 기조와 미국 대선, 한국 총선 등 다양한 이벤트에 따라 성장 테마의 순환매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추천 테마는 AI·클라우드·온디바이스를 망라하는 IT서비스, 해외시장 실적 성장이 돋보이는 바이오의료기기, 다양한 이벤트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우주항공을 제시했다. IT 종목은 플리토, 엠로, 한글과컴퓨터를 추천했고 바이오의료기기는 엘앤케이바이오, 오스테오닉을 추천했다. 우주항공은 인텔리안테크와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를 톱픽으로 꼽았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거시경제·금리


이승훈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거시경제·금리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이번에도 그의 몫이었다. 2021년 하반기 거시경제·금리 첫 1위에 오른 그는 이후 계속해서 이 부문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런 그가 내놓은 올해 금리 전망은 어떨까. 그는 “물가압력 약화에 따른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종료”를 예상했다. 시점도 제시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하반기부터 주요국들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주요국 제조업의 투자 재개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


이은택 애널리스트는 2019년부터 ‘투자전략’ 부문 베스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증시는 연준의 ‘금리인하’가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가 내려가면 주식시장에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이고, 금리인하 이후엔 기업들의 주문 증가, 소비 반등, 기업의 투자 확대가 나타난다. 그는 “현재 기업들은 기업이익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재고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인플레 불확실성 때문이라서 금리인하가 확정되고 기업들이 ‘경기는 나쁘지 않은 상태인데 재고는 너무 적은 상황’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본격적인 리스토킹 사이클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계량분석


통계학과 수학에 기반해 전략을 제시하는 계량분석은 보고서 내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계량분석 1위에 오른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해당 부문에서 가장 잘 읽히는 보고서를 내놓기로 정평이 자자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바라보는 올해 시장 전망은 어떨까. 유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주식시장은 미국 통화정책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매출 증가율이 높은 업종이나 기업들이 프리미엄을 받을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반도체 업종을 꼽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하인환 KB증권
데일리 시황


데일리 시황 애널리스트들이 펴내는 보고서에는 주로 거시적 분석이 담겼다. 하인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다르다. 탈세계화, 민족주의 등과 같은 하나의 ‘테마’를 주제로 설정하고 여기에 대한 전략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에게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올해 상반기 주목하는 테마는 ‘우주항공’이다. 그는 “예컨대 한국의 경우 우주항공청 설립을 골자로 하는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국회서 통과했다”며 “정부의 우주산업 지원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관련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 투자전략-미국·선진국


투자전략은 증권가의 종합예술로 꼽힌다. 주식·채권·원자재·부동산 등 모든 시장을 읽을 수 있는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 이재만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에도 글로벌 투자전략(미국·선진국) 최고 권위를 놓치지 않았다. 그가 이끄는 글로벌투자분석실은 투자전략, 계량분석, 데일리 시황, 선진국 및 신흥국전략, 자산배분 등 개별 구성원의 전망 및 전략적인 아이디어가 결합된 자료를 발간하며 투자자의 신뢰를 얻었다. 그는 올해 미국 증시에서 부채비율 축소와 영업이익률 개선에 성공한 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S&P500지수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제약·바이오, 반도체, 유통 업종을 추천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글로벌 투자전략-중국·신흥국(최초)


최설화 애널리스트는 여의도에서 손꼽히는 중국인 애널리스트다. 지난해 중국 증시가 역대급으로 부진한 가운데 최 애널리스트는 반등의 시점과 논리를 객관적으로 전달했다. 그는 올해 중국 정부가 연간 5% 전후의 성장률 달성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만약 예상대로 중국 경기가 다시 정상화된다면 중국 증시도 연간 10~15%의 정상화에 따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도 역시 주목해야 하는 시장으로 꼽았다. 그는 “내수소비 여력을 갖추고 있고 강력한 모디노믹스 리더십으로 글로벌 기업을 끌어들이는 인도의 성장잠재력이 큰 만큼 주가 조정 시 진입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채권


김상훈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상반기에 ‘국고채 5년물 매수’ 전략을, 하반기에는 ‘3분기 약세 + 11월 초 변곡점’ 전략을 각각 제시하며 시장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그는 올해도 금리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가 고금리 장기화 여파에 둔화된 것은 사실이나 시장이 반영 중인 인하 폭을 현실화할 만큼 고용시장 붕괴 또는 인플레이션의 물가목표 도달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국내는 수출 경기 회복 정도에 따라 작년보다 성장률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1분기 중후반 중 채권 매수 기회가 다시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양적긴축(QT) 속도 조절과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확정 발표 여부가 금리의 강세 전환 강도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신용 분석(최초)


김상만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용 분석 부문의 배테랑이다. 그러나 유독 ‘1위’와는 인연이 없었다. 매년 조사 때마다 2위 혹은 3위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랬던 그가 올해 마침내 신용 분석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됐다. 그는 올해 상반기 크레딧 채권 시장에 대해 “지난해 말 이후 시작된 강세 흐름이 약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장 큰 변수로는 태영건설 구조조정 여파를 꼽기도 했다. 다만 “신용경색이 발생하는 정도의 부정적 기류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글로벌 자산 배분(탈환)


현대차증권에서 ‘대들보’ 역할을 하는 김중원 애널리스트가 글로벌 자산 배분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됐다. 2023년 상반기 조사에서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에게 잠시 자리를 내줬던 그는 이번 조사에서 다시 ‘최고’라는 평가를 받으며 1위 탈환에 성공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증시 흐름이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하가 예고된 것이 그 배경”이라며 “올해 Fed가 첫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시점까지 글로벌 증시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글로벌 ETF


“빅테크만 능사가 아니다.” 하재석 애널리스트는 AI(인공지능) 산업을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의 성장성이 여전히 높지만, 다소 소외된 분야에서도 기회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고배당주와 미국 리츠, 인프라건설 테마 ETF를 추천했다. 채권 ETF 투자는 금리 하락보다 캐리에 초점을 둔 단기 채권 ETF를 추천했다. 특히 미국 우량 투자등급 회사채 ETF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미국 이외 국가 중에서는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일본 고배당 ETF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갈등의 수혜국인 인도가 그의 추천 대상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원자재(최초)


전규연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처음으로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넓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원자재 시장의 펀더멘털을 분석하는 인사이트가 그의 경쟁력이다. 그는 상반기 주요 선진국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자재 수요가 크게 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도 예상보다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고 경기 영향력이 높은 유가, 산업금속 등은 당분간 약보합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유시장은 수요 약화에도 불구하고 중동의 생산 감축으로 인해 글로벌 원유 재고가 늘어나기 힘든 만큼 유가의 상단, 하단 모두 견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달러도 상반기 중 점진적 약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해 금 가격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
ESG



이쯤 되면 독주다. 신한투자증권 ‘ESG 리서치팀’이 베스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에 선정됐다. 이 팀의 리더인 이정빈 팀장은 “ESG 리서치는 친환경을 중요시하는 시대의 흐름상 해를 거듭할수록 전도유망한 섹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전망도 내놨다. 그는 미국 대선이 기업들의 ESG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팀장은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기존 바이든 정부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친환경 보조금 정책이 축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조사 방법]

‘2023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는 설문지 배포 및 수거, 조사 결과 분석은 마케팅 전문 조사 기관인 글로벌리서치가 진행했다. 글로벌리서치는 한경비즈니스가 제공한 금융사와 투자 기관의 펀드매니저 현황 리스트를 기준으로 응답자가 특정 금융사나 투자 기관의 펀드매니저에게 몰리지 않도록 고루 배포, 수거했다.

응답자는 총 1440명이었다. 채권을 제외한 분야별 애널리스트 평가는 998명, 채권부문 애널리스트 평가는 239명, 글로벌 자산 배분은 203명이 응답했다.

총 35개 부문별 애널리스트(스몰캡은 팀, ESG는 리서치센터)의 명단을 각 증권사에서 받아 설문 항목의 ‘보기’로 제시했다. 응답자는 설문에 제시된 보기를 통해 2023년 하반기 가장 우수했다고 생각하는 애널리스트를 순서에 상관없이 2명씩 추천하도록 했다. 추천한 애널리스트를 4개 항목에 대해 5점 척도로 각각 평가한 후 이를 합산해 선정했다.

김정우·김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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