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조 투입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반세권' 수혜지 어디?

정부, 경기 남부에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계획 발표
용인 남사읍 일대 아파트 매매가 들썩…호재 기대감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오전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오는 2047년까지 예정된 622조원의 민간 투자를 적극 지원해 세계 최대·최고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사진은 15일 경기 용인시 원삼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 현장의 모습. 2024.1.1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정부가 경기 남부에 세계 최대·최고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선정된 경기 용인시와 평택시 등을 중심으로 반세권(반도체+역세권) 일대 부동산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2047년까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민간 기업이 622조원을 투입하는 경기도 남부 일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에 지원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경기 평택·화성·용인·이천·안성·성남 판교·수원 등 경기 남부의 반도체 기업과 관련 기관이 밀집한 지역 일대를 의미한다. 2047년까지 총 16개의 신규팹을 신설할 예정이다. 총 346만명의 직간접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2030년 말부터 용인 국가산업단지 내 팹 1기를 가동할 수 있도록 절차를 대폭 단축할 계획이다. 올해 1·4분기 산업단지계획 신청을 받고 내년 1분기 승인한 뒤 2026년 말 착공한다.

시장에서는 지방 첨단산업 육성 정책이 본궤도에 오르면 일자리 창출, 인구 증가, 집값 상승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반세권 일대 부동산시장이 직접적인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에서도 260조원이 투자되는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122조원이 투자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이 들어서는 용인 처인구 이동읍과 남사읍이 핵심 입지로 떠올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용인 처인구 일대 아파트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3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소식 이후 인근 아파트가 종전보다 많게는 1억원 이상 매매가가 올랐다"고 전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공사 현장 모습.(용인시 제공) ⓒ News1 김평석 기자

실제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완장리에 위치한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 5단지 전용 84㎡(34평)매매가는 2021년 12월 5억1950만원으로 치솟았다. 2018년 8월 평균 분양가(2억7368만원)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난해부터 가격이 하락하면서 매매가가 3억 원대로 떨어졌지만, 최근 실거래가는 4억7900만원으로 반등하는 양상이다.

인근 E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초까지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안좋아서 가격이 3억원 중반대까지 빠지다가 반도체 클러스터가 발표된 3월부터 다시 오르고 있다"며 "클러스터 반도체 주변으로 대단지 아파트가 많지 않아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이 경기도 남부 지역뿐 아니라 북부 지역의 부동산 호재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과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인 분당이나 수원, 광교, 용인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으므로 인상 요인이 다분하다"고 기대했다.

다만 정부 발표와 동시에 경기 용인시 남사읍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됐다. 주택은 실거주자, 상가는 실제 상인들만 거래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해당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외지인 갭투자 불가능하기 때문에 취득 요건을 봐야한다"며 "토지거래허가 풀리면 매매가 잘 안되고 살 사람도 제한되기 때문에 추후 팔기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