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쿠팡, 전복 양식장에 물류센터 지었다
농수산물 산지서 검수·송장 붙여 배송
콜드체인 생략…수익성 개선 기여
온라인 장보기는 이제 일상이 됐습니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장보기 시장 장악에 혈안이 돼있습니다. 핵심은 신선식품입니다. 신선식품은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빠르게 배송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커머스 선두주자인 쿠팡은 신선식품 빠른 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를 운영하며 꾸준히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해왔습니다. 쿠팡은 2년 전엔 대전에 신선식품 중심의 물류센터를 착공하기도 했죠. 이 물류센터는 올해 본격 운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쿠팡은 적자를 감수하며 물류센터를 지어왔습니다. 그 결과 현재 전국 30개 지역에 축구장 500개 규모(112만평)에 달하는 100여 개 이상의 물류·신선센터·배송캠프를 두고 있습니다.
다들 쿠팡의 배송 서비스라 하면 흔히 대형 물류센터를 많이들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쿠팡의 신선식품 배송 프로세스는 일반적인 배송과는 좀 다릅니다. 대표적인 것이 활수산물입니다. 쿠팡은 신선식품의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일반적인 유통구조 대신 특별한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모바일 캠프'입니다. 모바일 캠프는 일반 캠프보다 작은 규모로 운영되는 배송 거점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이동할 수 있는 '간이식 캠프'입니다. 현지로 출동해 직접 산지 수산업체에서 상품의 검수 및 검품을 진행하고 송장을 붙이는 작업을 합니다.
농수산업 현장과 컨택해 쿠팡 로켓프레시에 입점하면, 그 현장에 모바일 캠프를 투입합니다. 모바일 캠프를 통해 대형 물류센터에서 농수산물 등의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대신, 이보다 작은 규모의 모바일 캠프를 통해 신선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쿠팡의 설명입니다.
신선도가 생명인 전복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일반적인 유통망으로는 도매에서 수산시장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몇 단계를 거칩니다. 쿠팡은 전복을 물류센터로 모아 수조차에 보관, 패킹해 배송하면 전복의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산지에서 직접 보내는 것이 최고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식이 바로 양식장 등에서 갓 잡은 생물을 바코드를 찍어 주문자에게 보내는 방식입니다.
모바일 캠프는 '콜드체인' 세팅 비용을 감축해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됩니다. 콜드체인은 농축수산물과 신선식품을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전달할 때까지 저온 상태로 유지해 신선도와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배송하는 방식입니다. 다양한 기술이 필요한데다, 운영구조가 복잡해 비용이 많이 듭니다.
더불어 신선식품은 '재고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수요 예측을 얼마나 정확하게 하느냐에 따라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쿠팡은 그간 쌓아온 신선식품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수요 예측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쿠팡의 이런 노력은 빛을 발합니다. 쿠팡은 지난 2022년 3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신선식품 배송 프로세스 혁신이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입니다.
당시 김범석 쿠팡 의장은 "신선식품을 여러 지역에 거쳐 상품군 유통을 확대하면 재고 손실이 늘어나는데 이를 '머신 러닝' 수요 예측을 통해 지난해 대비 50% 줄였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물류 전 과정을 통합하면서 별도로 콜드체인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않아도 일반 소비재를 배송하는 라스트 마일 트럭을 사용해 신선상품을 배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에서 개선할 점도 있습니다. 쿠팡은 소비자가 신선식품을 상품문제로 환불 신청을 하면, 회수하지 않고 소비자가 자체 폐기하도록 합니다. 상품에 문제가 있으면 반품해주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회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변심인지 상품 문제인지 실질적으로 확인을 하지 않는다는 후기가 많습니다. 폐기 상품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불편하다는 비판과 이러한 구조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발상의 전환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신선도가 핵심인 수산물에, 신선도를 보장하는 시스템을 적용해 이를 믿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앞으로 쿠팡이 선보일 또 다른 발상의 전환은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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