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현이 쓰는 성장일기, 전희철 감독 “어디까지 좋아질지 나도 궁금”
오재현은 14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게임 포카리스웨트 3점슛 콘테스트에 출전, 예선을 2위로 통과했다. 결선은 3위로 마쳤다.
오재현의 3점슛 콘테스트 참가는 그 자체로도 이슈였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성공률이 상승하고 있지만, 3점슛이 약점이라 판단한 팀들로부터 여전히 새깅 디펜스를 당하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오재현은 올 시즌을 통해 ‘놔두면 안 된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평균 1.2개의 3점슛을 넣었고, 성공률은 32.1%를 기록했다. 3점슛 콘테스트에서도 기량을 뽐냈다. 예선에서 22점을 기록해 이근휘(KCC, 25점)에 이어 2위로 결선에 올랐고, 결선에서는 딥쓰리 2개를 모두 넣었다.
전희철 SK 감독은 “예선은 못 보고 결선만 봤다. 참가한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주위의 평가가 그렇지 않았나. 슛 던질 때 시간이 걸려서 다 던지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빠른 타이밍에 던지더라. 새깅 디펜스 당하던 선수가 우승했다면 역사에 남을 일 아니었을까”라며 웃었다.
전희철 감독은 이어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오)재현이는 시즌을 통해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고, 그 기회를 잡았다. 주위의 평가를 잠재워 감독으로서 기분 좋다”라고 덧붙였다.
오재현은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잘 넣을 자신이 있었다. 주위에서 한 말도 자극제가 됐다. (이)근휘만 없었다면 우승도 가능했을 것 같다. 함께 대학(한양대)을 다녀서 슛 좋은 건 그때부터 잘 알고 있었다. 결선에서는 아무래도 위축이 되더라. 참가만으로도 증명한 거라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우승을 못하니까 아쉽다”라고 말했다.
3점슛 콘테스트 결선은 1쿼터가 종료된 직후 열렸고, 오재현은 곧바로 퇴근했다. “올스타게임을 계속 보면 뛰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질 것 같아서 바로 나왔다. ‘후보에 올랐으면 뽑힐 수도 있지 않았을까?’란 아쉬움도 있었다”라는 게 오재현의 설명이다.
오재현은 “(최)준용이 형, (안)영준이 형이 먼저 슛 연습을 하러 가셨는데 나도 따라가고 싶었다. 그때부터 올 시즌까지 루틴을 유지하고 있다.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생기는 게 크다. 아무도 없어서 집중이 잘 된다. 피곤해서 밸런스가 깨진다는 선수들도 있지만, 나에겐 이 루틴이 맞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희철 감독 역시 “시즌 초반에 비하면 성공률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노력의 결과다. 자유투 성공률(86.5%)도 높은 걸 보면 감각이 좋아진 건 사실인 것 같다. 종종 슛 밸런스 문제가 나오기도 하는데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희철 감독은 또한 “주희정(고려대 감독)도 새깅 디펜스를 당하던 선수였는데 이겨냈다. (김)선형이 역시 슛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이제는 막아야 하는 선수가 됐다. 재현이도 계속 좋아지고 있는 만큼, 어디까지 좋아질지 나도 궁금하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축제는 끝났고, 이제 다시 전쟁이다. SK는 30일 동안 1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에도 승승장구, 2위로 전반기를 마쳤으나 후반기는 당분간 김선형 없이 치러야 한다. 오재현, 최원혁 등이 맡아야 할 역할도 그만큼 커졌다.
전희철 감독은 “선형이가 오랫동안 못 뛰게 됐고, 고메즈는 아직 자리를 못 잡고 있다. 경기운영을 계속 맡길 순 없겠지만, 재현이도 그 부분을 어느 정도 채워줘야 한다. 주위의 평가로 인한 스트레스는 3점슛 컨테스트로 줄었을 거라 생각한다. 마음이 편해지면 슛이 더 좋아질 수도 있다. 반대로 얘기하면, 상대 입장에서 이제 ‘슛 없는 선수가 아니구나’라 생각하고 수비를 바꿀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희철 감독은 이어 “전반기에도 상대가 새깅 디펜스를 하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예전과 달리 클로즈 아웃은 나왔다. 그 부분도 이겨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돌파 찬스가 생기는 것에 대해서도 재미를 느껴야 한다. 안 당해봤던 상황을 경험하다 보면 기술도 더 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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