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부가 인허가 일괄대행…韓은 30개 절차에 발목

김형욱 2024. 1. 16. 06: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국 정부는 2008년 세계 최초로 기후변화법을 수립해 기후변화 대응을 법제화하는 동시에, 원활한 해상풍력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계획수립법을 도입했다.

해상풍력 개발사가 관련 부처·지자체에 일일이 받아오던 인·허가를 정부 기관이 일괄 대행키로 한 것이다.

영국에선 이후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 추진 성과가 이어졌다.

영국은 2000년부터 정부가 해상풍력 적합 입지를 정하고 사업자를 물색하는 경쟁 입찰 제도, 이른바 리스 라운드를 시행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무탄소(CFE) 경제]해상풍력①
英정부 인·허가 일원화로 해상풍력 10년새 10배로
입지 계획부터 수익성 확보까지 정부 전방위 지원
10년전 기회 놓친 韓 걸음마 단계…"정부 지원 절실"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영국 정부는 2008년 세계 최초로 기후변화법을 수립해 기후변화 대응을 법제화하는 동시에, 원활한 해상풍력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계획수립법을 도입했다. 해상풍력 개발사가 관련 부처·지자체에 일일이 받아오던 인·허가를 정부 기관이 일괄 대행키로 한 것이다. 다만 한국 정부 역시 같은 해 저탄소녹색성장 전략을 발표했으나 에너지 부문에선 청정에너지를 보급한다는 밑그림 외 구체적 추진계획이 결여됐고 이는 결국 15년 새 극복 어려운 차이로 이어졌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영국에선 이후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 추진 성과가 이어졌다. 2010년 1.3기가와트(GW)이던 해상풍력 발전설비 규모는 2022년 말 기준 13.7GW로 10배 이상 늘었다. 태양광과 육상풍력을 포함한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도 40%(해상풍력만으론 약 12%)를 넘어섰다. 현재 영국 해역에선 43개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로 세운 2652기의 풍력 터빈이 돌고 있다.

한국은 그러나 여전히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10%를 넘지 않고, 해상풍력 발전설비는 124메가와트(㎿)에 불과하다. 해상풍력만 비교했을 때 약 110배 차이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만든 차이다. 영국은 2000년부터 정부가 해상풍력 적합 입지를 정하고 사업자를 물색하는 경쟁 입찰 제도, 이른바 리스 라운드를 시행했다. 이는 2004년 영국의 첫 해상풍력 발전단지 노스호일·스크로비샌즈(각각 60㎿ 규모)로 이어졌다. 이것만으론 대규모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제때 이뤄지지 않자 각종 인·허가도 일원화했다. 2014년에는 발전 사업자에 15년 동안 일정 (전력 판매) 가격을 보장해주는 발전차액정산제도(CfD)를 도입했다. 해상풍력은 장기간 수조원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사업자에 일정 수익을 보장해주자는 취지다.

영국은 더 나아가 2030년까지 해상풍력 규모를 50GW까지 늘릴 계획이다. 평균 4년이 걸리는 주민 등 동의 절차를 1년 이내로 줄이려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상업운전을 시작한 영국 북해 도거 뱅크(Dogger Bank)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풍력타워 모습. (사진=에퀴노르코리아)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역시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설비를 14.3GW까지 늘린다는 목표로 관련 제도를 정비 중이지만 갈 길이 멀다. 기업은 여전히 직접 입지를 정하고, 50년 전 만들어진 30여 건의 인·허가와 주민 동의서를 사실상 직접 받아야 한다. 인·허가에만 5~6년, 전체 사업은 10년 이상 걸린다. 사업자의 수익성 보장 장치도 부족하다. 친환경 전력 수요 증가에 힘입어 현재 25GW 규모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지만, 이중 얼마나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알 수 없다.

김희집 에너아이디어 대표(서울대 객원교수)는 “우리도 조선 등 연관산업 경쟁력이 있는 만큼 정부가 녹색성장을 추진하던 10년 전 풍력시장을 열어줬다면 한국의 베스타스나 지멘스(세계 굴지의 풍력 터빈 기업)를 키웠을 것”이라며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정부의 도움만 있다면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욱 (nero@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